요즘직장주부의애환을그린SBS드라마<워킹맘>이화제를모으고있다.하지만직장여성뿐만아니라친정어미니와시어머니등윗세대도육아에서자유롭지못한것이현실이었다.많은할머니들이일하는딸과며느리를위해노년을희생하며손자손녀보기에나서왔다.하지만그런세태또한시간이흐름에따라바뀌고있다.정현순시민기자가<워킹맘>의할머니김복실여사의'손자안보기꼼수'를당당하게응원하는이유를글로풀어봤다. <편집자주> |
| ▲ 직장여성의 육아문제와 결혼생활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는 SBS 드라마 <워킹맘> | ⓒ SBS | |
|
"난 처음부터 손녀 못 봐준다고 했어." "오호. 이젠 나보다 한술 더 뜨네. 그럼 딸아이 직장은?" "당연히 그만 두었지. 딸아이 임신 초기부터 난 아기 못 봐주니깐 니들 새끼는 니들이알아서 하라고 그랬어. 손주 키워줘 봐. 친구들을 만날 수가 있나, 여행을 갈 수 있나, 취미생활을 할 수 있나? 아무것도 못하고 폭삭 늙어. 우리 동네에도 손주 봐주는 할머니들 보면 제 나이보다 5~6살이 뭐야, 그보다 더 들어 보이더라." 손녀딸 봐주기를 거부한 내 친구가 당당하게 말했다. 7년 전, 비록 두 달 동안이지만 나도 손자를 봐주긴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손자를 봐주면서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할 수 없이 손자를 못 봐준다고 하자 친구들은 한마디씩 다했다. "참 별나다 별나, 집에서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손자를 왜 안 봐주니?" 그러더니 자기네들은 나보다 훨씬 더한다. 아예 임신 초기부터 손자 안 봐준다고 선언하고 나서니 말이다. 요즘 추세가 그런 건가? <워킹맘>의김복실 할머니 "손자 못 봐줘!" | ▲ 당당하게 여자의 삶을 쟁취한 김복실 여사 | ⓒ SBS | |
|
SBS TV 수목드라마 <워킹맘>에서 최가영(염정아 분)의 새엄마가 된 김복실(김자옥 분)여사. 그도 손자들을 못 봐준다고 한 마디로 거절한다. 김복실 여사는남편의 폭행·폭언, 복잡한 여자관계로 딸이 어렸을 때 이혼을 했다.여자 혼자서 딸을 키우면서 고생했지만 노년에는 고급 음식점을 운영하며 비교적 여유있는 삶을 누리고 있다. 남편과 애틋한 사랑을 못 해본 게 부족하긴 하지만…. 그런 김복실 여사가 15년 전 아내와 사별한 최종만(윤주상 분)과 우여곡절 끝에 재혼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새로 생긴 딸 최가영에게는 아들만 둘이 있다. 아이들의 육아 문제로 고민하던 가영은 새로 생긴 친정엄마 김복실 여사에게 아이들을 봐달라고 한다. 하지만김복실 여사는 "난 아이들 봐주려고 재혼한 게 아니다, 여자 복실로 살고 싶어서 결혼한 거야, 그러니 난 아이들 못 봐준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옆에서 친정 아버지도 새엄마를 거들고 나선다. 그리고 우리의 김복실 여사는 젊은 시절 하지 못한 일들을 재혼한 남편과 한가지씩 한가지씩 즐기기 시작한다.남편과 춤을 배우고,단둘이 영화 구경도 하고, 외식도 한다. 앞으로도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면서남은 삶을즐길 생각이다. 나이든 여자들도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나이든 여자들도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내 나이(50대 후반) 또래의 여인은 어린 시절 엄한 가정 분위기 탓에 여자는 하면 안 되는 것이 하면 되는 것보다 더 많았다. 또 결혼해서는 감히 주부들이 밖으로 나도는 것을 그다지 고운 시선으로 봐주지 않을 때였다. 그저 마음 속으로만 그런 열정들을 담아 놓고 식혀야만 했다. 하지만이제 나이든 여자도자신의 열정만 있다면무엇이든지 다 배울 수 있는 좋은 시절이 왔다. 그러니 그동안 가슴속 고이 모셔두었던 열정들을 펼치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좋은 시절이 왔는데, 나이 들어서까지 어린 손주들을 보면서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머지 않아 손주들이 생길 친구들에게"앞으로 손주가 생기면 손주를 봐줄 수 있어?"하고 물으면 열에 한두 명만 빼고 모두 못 봐준다고 한다. 손주를 봐줄 수 있다는 한두 명의 친구들도 "손주 키워주는 대가를 아주 많이 준다면 봐줄 수 있지"란 단서가 붙는다. 하지만 한두 달 봐주다 보면 그 대가라는 것도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못 봐준다는 친구 중에는 "바쁘지 않아도 '나 지금 약속 있어서 나가야 해'하면서 무조건 밖으로 나갈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친구들은 일 년에 한두 번씩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갔다 온다. 국내는 평균 2박3일에서 3박4일, 해외여행은 8박9일에서 10박11일도 갔다 온 적이 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한 친구는 일 년에 해외여행을 수차례 갔다오기도 한다. 그도 물론 손주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다리가 이 정도로 멀쩡할 때 한 번이라도 더 갔다 와야 한다면서 부지런히돌아다니고 있다. 친구들의 취미생활도 다양하다. 한 친구는 클래식기타를 배워 병원 등으로 연주회를 다닌다. 나 또한 그림 그리기와 사진찍기, 글쓰기를 좋아한다. 이번에 손녀를 봐주지 않겠다고 선언한그 친구는 최근 들어 수영을 맹연습하고 있다.수영을 시작한 지 10년도 넘은 그 친구는이번에는 주부수영선수로 뽑혀 대회에 나간다. 그 대회에 나가려고 평소보다 수영연습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수영대회에 나가 좋은 성과를 올리기를 희망한다. 어떻게 얻은사랑인데... 손자들 때문에방해 받을 수 없어 | ▲ 손자들을 보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꼼수를 부리고 있는 김복실 여사. 그런 그녀가 전혀 밉지 않다. | ⓒ SBS | |
|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 같은 사랑을 한 번쯤 해봤으면 하는 꿈을 가슴속에 간직하며산다. 늦은 나이에 재혼한 <워킹맘>의 김복실 여사의 마음 속에도여자로 제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그 누구보다도 간절했을 것이다. 늙어도 여자는 여자니깐. 그렇게 할머니 노릇을 거부한 우리 김복실 여사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재혼으로 생긴 딸 가영이 이혼을 하면서더욱 김복실 여사를 압박하게 된 손자 보기. 하지만 우리의 김복실 여사가 누구인가. 이혼한 사위 박재성(봉태규 분)을 육아 도우미로 들이는 재치를 발휘하지만 이런이런, 가영이 세번째 아기를 임신하게 되고, 김 여사의 며느리까지 임신하게 된다. 과연 우리의 김복실 여사는 새롭게 닥친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할머니들도자신들의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가꾸어 나갈 권리가 있다.김복실 여사는 사랑·자유·꿈·낭만이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하여 야무진 우리의 김복실 여사, 카리스마 김 여사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본다. 절대 애는 보지 마세요~ 김복실 여사 파이팅, 대한민국 할머니들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