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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의 ‘단오풍속’ 주인공 되다

동봉 2008. 10. 3. 14:50

문근영, 신윤복의 ‘단오풍속’ 주인공 되다

JES|이동현 기자|2008.10.03 10:10 입력

문근영이 신윤복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됐다.

문근영은 2일 방송된 SBS TV 수목극 '바람의 화원'(극본 이은영, 연출 장태유)에서 남장을 벗어던진 여인의 모습으로 정향(문채원)과 함께 그네를 타는 장면을 선보였다.

문근영과 문채원이 선보인 그네신은 신윤복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단오풍정'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옮긴 장면이었다. 문근영이 자신이 연기하는 신윤복의 그림을 몸소 재현해 보인 셈이다. 문근영의 아름다운 자태 역시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의 인물을 연상케 했다.

문근영은 그네신을 통해 '바람의 화원'의 흥미 요소 중 하나인 동성애 코드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해맑은 눈빛으로 정향을 바라보며 미를 탐닉하는 모습은 야릇한 느낌을 주면서도 아름다웠다.

'바람의 화원'이 본격적으로 그림과 교감하는 서막을 알린 명장면이었다. 문근영은 절제된 가운데 환희를 느끼는 표정을 잔잔하게 표현해 성숙한 성인 연기자로 도약했음을 보여줬다.

문근영은 예고편을 통해 정향의 몸을 어루만지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장면을 보여줘 '바람의 화원'의 동성애 코드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선 '바람의 화원'의 주제인 그림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홍도(박신양)와 신윤복이 함께 군선도를 그리는 장면을 통해 화원들이 그림에 혼을 불어 넣는 과정을 보여줬다.


저자거리에서 지나치며 만난 사람들이 군선도의 인물로 화폭에 담기는 과정에서 그림에 인간 군상의 생생한 삶을 표현했다. 박신양과 문근영이 함께 붓을 잡고 그림을 완성해 가는 모습은 사제 간의 호흡을 넘어 연인 간의 교감을 보여주는 듯했다.

당초 이 장면에선 박신양과 문근영의 입맞춤신도 촬영돼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개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제작진의 판단에 방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동현 기자 [ulkuri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