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몽유도원도>가 온다!
동봉
2009. 5. 12. 12:42
<몽유도원도>가 온다!
옛 그림 이야기 2009/05/12 08:54 이충렬
어제, 일본 덴리대(天理大)에 소장되어 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9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준비하고 있는 ‘한국 박물관 100주년 특별전’에서 4주간 전시하기 위해, 덴리대와 대여 협약서 작성 마무리 절차를 앞두고 있는 중에 동아일보가 특종을 한건데, 모든 신문이 다 받았습니다... <몽유도원도>가 차지하고 있는 회화사적 위치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 신문 기사들을 보며, <몽유도원도>가 전시되는 기간 중에 서울에 가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몽유도원도>와 같이 오래된 그림은 작품이 움직일 때마다 훼손되기 때문에, 10년에 한번 정도 전시를 할까말까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13년만에 이루어지는 전시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구경 못하면, 다음 전시는 제 나이 70 정도(ㅎㅎ) 될 때인데, 사람의 앞날은 알 수 없으니 이번에 꼭 보려고 합니다.... ^&^


<몽유도원도>는 세종 29년 1447년 4월에 안견이 그린 그림으로, 가로 106.5cm 세로 38.7cm 의 대작입니다... .
세종의 아들인 안평대군에게서 꿈에서 본 도원 이야기를 들은 안견이 사흘 만에 그린 작품으로, 거의 남아있지 않은 조선 초기 회화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안견의 작품 중 진위가 가장 확실하게 밝혀진 그림입니다... 현재 안견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작품에는 진품이라고 확증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없는데, <몽유도원도>에는 안평대군의 발문과 찬시 그리고 신숙주, 박팽년 등 당대의 명현 21명이 찬시가 붙어 있어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몽유도원도>는 크게 세부분으로나눌 수 있습니다... 왼편에서 부터보면 현실세계의 일상마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운데는 깎아지른 절벽과 무릉도원으로 가는 동굴등 험난한 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오른쪽에 복숭아 나무가 많은 마을인 무릉도원이 있습니다....
<몽유도원도>는 1893년 이전 일본으로 반출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다수의견입니다... <몽유도원도>를 1893년 이전에 '수입'했다는 '물표'가 소장경위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암튼 <몽유도원도>는 일본에서 여러 사람을 거친 다음, 1950년대 초반에 덴리대가 구입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몽유도원도>를 국보로 지정했습니다....
<몽유도원도>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전신 된 건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였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인 1996년 호암미술관의 ‘조선 전기 국보전’에서 다시 한번 전시되었고, 이번이 3번째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국보급 작품을 일본에서 빌려와 전시한다는 것이 자존심 상하지만, 그래도 파손이나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되어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읽고 늘 마음 속에 새기며 이상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꿈에서 박팽년과 함께 봤다고 하는데, 진짠지 구란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


그럼, 지금부터 도연명의 <도화원기>와 그림을 함께 보겠습니다~~~ ^&^

진나라 태원(太元) 연간 (376~396)에 무릉(武陵)에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이 살았다. 어느날 내를 따라 가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갑자기 복사꽃 숲을 만나게 되었다. 냇물 양편 기슭은 수백 보에 걸쳐 복숭아나무 이외에는 잡나무가 일체 없고, 향기로운 풀들만이 산뜻하고 아름다우며 떨어지는 꽃잎들이 펄펄 날리고 있었다. 어부가 매우 이상히 여겨 복사꽃 숲이 끝나는 곳까지 가 보았다.

숲이 끝나는 곳에 물이 흐르고 산 하나가 나타났다.

그 산에는 조그마한 굴이 있는데 그 뒤에서 빛이 비치는 듯 하였다. 곧 배를 버리고 굴을 따라 들어가는데 처음은 아주 좁아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으나 수십 보를 가니 확 뚫리며 밝아졌다.

땅은 평평하고 넓으며, 집들이 뚜렷하고, 좋은 밭과 예쁜 연못, 줄지은 뽕나무와 대나무 등이 있었다. 길은 사방으로 뚫려 있고, 닭이 울고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서 왔다갔다하며 씨 뿌리고 농사짓는 남녀의 옷 모양새는 모두 다른 세상 사람들 같았는데 노인이나 아이나 모두 기쁘고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부를 보고 놀라며 어디서 왔는가를 묻자 어부가 사실대로 대답하였더니 집으로 데려가서 술을 내고 닭을 잡아 음식을 대접하였다. 온 마을 사람들이 어부가 왔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는데 그들 스스로 말하기를, "옛 조상들이 진나라 때의 난을 피하여 처자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이 절경에 와서는 다시 나가지 않았소. 그래서 결국 바깥 세상 사람들과 영영 멀어진 것입니다."하면서 요즘은 어떤 세상이오?" 하고 물었다. 한나라가 있었던 것도 모르니 위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부가 일일이 들은 바를 말하니 모두들 놀라고 탄식하였다.
그 후 다른 사람들도 각각 자기 집으로 청해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 이렇게 며칠을 머물렀다 떠나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바깥 사람들에게는 얘기하지 마시오"하였다. 그러나 어부는 밖으로 나와 찾아온 길을 되짚어가면서 곳곳에 표시를 해두었다.
군에 이르러 태수를 뵙고 이 같은 사실을 말하였다. 태수는 사람들을 보내 표시를 찾도록 했지만 끝내 그 길을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남양에 사는 유자기라는 사람은 고상한 선비다. 이 얘기를 듣고 기꺼이 도원을 찾아보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채 얼마 안 되어 병으로 죽었다. 그 뒤로는 그곳으로 가는 길을 묻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이상이 도연명의 <도화원기> 줄거리입니다... 암튼 중국 작가들 구라빨은 좀 쎕니다.... ^&^
그런데,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는 <몽유도원도>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국보급 작품이 상당히 많이 전시될 예정이니.... 여러분들도 기대만빵으로 기다리셨다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전시회에 가시면 도록도 꼭~~ 사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