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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늑대로 화려한 부활 /서울대 이병천 교수팀

동봉 2007. 3. 26. 23:27

복제 늑대로 화려한 부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병천(42)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세계 최초의 늑대 복제 사례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황 박사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 교수는 논문 조작사건 등으로 정직된 뒤 지난해 11월 교수직에 복귀해 5개월 만에 과학계로 돌아온 셈이다.

▲ 서울대 이병천 교수팀이 개의 난자를 이용해 복제한 회색늑대 스널프와 스널피가 26일 일반인들의 관람을 준비하기 위한 검역을 받고 있는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2005년 10월 2마리 세계 첫 복제

이 교수는 26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개의 난자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늑대복제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스너피 복제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활용해 2005년 10월18일과 26일 두 마리의 회색늑대 복제에 세계 최초로 성공, 이 분야 전문학술지인 ‘클로닝 앤드 스템셀(Clo

ning and Stem cells)’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클로닝 앤드 스템셀지는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안 월머트 교수가 책임 편집인으로 있는 잡지로 이 교수의 논문은 이달 말 발행되는 잡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스너피 때보다 성공률 20배

이번 연구는 개의 난자를 활용해 멸종 위기 1급 야생동물인 회색늑대를 복제한 것으로, 실험견에서 얻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서울대공원이 보유하고 있는 회색 늑대(누리)의 피부 체세포를 주입해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회색늑대는 서울대공원에 10마리 정도가 있을 뿐, 약 20년 동안 야생에서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다.

이 교수는 “스너피 복제 때는 123마리의 대리모에서 스너피만 생존(0.8%)했지만, 늑대 복제는 체세포 복제수정란을 이식한 실험견 12마리 중 2마리가 태어나 복제 효율(16.7%)이 크게 향상됐다.”면서 “생식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체세포를 제공한 늑대 누리와 습성이 상당히 유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복제늑대 ‘스널프’와 ‘스널피’는 암컷으로 출생 당시 각각 430g과 530g에 불과했으나 1년5개월이 지난 지금은 20㎏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복제팀은 전했다.

황우석 박사도 공동저자에 올라

이 교수가 연구 일선으로 복귀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에 대한 징계로 2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은 이 교수는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약 2억 9000만원의 연구비 횡령 혐의가 드러나 추가로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 교수가 복직한 배경은 개 복제에 대한 독보적인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개 복제는 황 박사와 상관없이 이 교수가 독자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였다는 게 서울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 박사와 결별하고 지난해 11월에야 연구 일선에 복귀한 이 교수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갔다. 지난해 12월 암컷 개 보나·피스·호프 복제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했고, 올 1월에는 서울대를 방문한 김우식 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복제연구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늑대 복제 관련 논문을 2005년 사이언스 12월호에 투고했지만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이언스로부터 게재를 거부당하는 등 황 박사 파문의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당시에는 미토콘드리아 디옥시리보핵산(DNA) 분석이 없었다.”면서 “이번 논문에는 전체 DNA 분석과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이 추가돼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황 박사팀에 있을 때도 독자적으로 늑대 복제 연구를 계속했다.”면서 “징계 기간에도 학교에 매일 나와 논문 작성과 대학원생 지도를 계속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늑대 복제 논문에도 황우석 박사의 이름이 공동저자로 올라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개난자로 늑대 복제
2007-03-26 18:29 | VIEW : 386

멸종 위기에 처한 회색 늑대 2마리가 서울대 연구팀에 의해 복제돼 1년 5개월째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회색 늑대는 서울대공원에 있는 10마리 외에 약 20년 동안 야생 상태에서 발견됐다는 보고가 없어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병천ㆍ신남식 서울대 교수(수의학과)가 이끄는 동물복제팀은 회색 늑대에서 얻은 체세포를 핵을 제거한 개의 난자에 이식해 암컷 늑대 2마리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도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복제양 돌리'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편집장으로 있는 동물 복제 분야 학술지 `Cloning and Stem cells' 3월호 게재가 확정됐다.

복제팀은 작년 12월 암컷 개 보나ㆍ피스ㆍ호프 복제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개와 늑대 복제는 세계에서 유일한 연구 성과다.


복제 실험은 서울대공원에서 사육 중인 회색 늑대의 귀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일반 개의 난자에 이식한 뒤 수정된 난자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복제팀은 실험견 41마리에게서 난자 251개를 추출해 실험에 사용했으며 수정란이 주입된 대리모 12마리 가운데 임신에 성공한 2마리한테서 각각 1마리씩 복제 늑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복제 늑대는 2005년 10월 18일과 26일에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났으며 출생 당시 체중은 각각 430g, 530g이었고 약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 두 마리 모두 20㎏ 정도로 성장했다고 복제팀이 전했다.

복제 늑대 2마리는 서울대의 영문 철자를 딴 `SNU'와 늑대(Wolf)를 합성한 스눌프(Snuwolf)와 스눌피(Snuwolffy)로 각각 이름 지어졌다.



이 교수는 "스너피 복제 당시 복제 효율이 0.8%였던 데 반해 보나ㆍ피스ㆍ호프 복제에서는 25%의 복제 효율을 달성했고 이번 늑대 복제는 16.7%를 기록함으로써 추후 복제 실험에서 15∼25%의 복제 효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복제팀은 늑대의 생식 주기와 번식 계절 등을 고려할 때 내년 봄께 복제 늑대의 생식 능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는 복제 늑대를 서울대공원 특별전시관에 전시해 일반에 공개하는 한편 개과 동물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 형질전환 동물 질병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