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영, 배신자 숙청 완료
대조영, 배신자 숙청 완료 드라마 <대조영>, 친당 매국노 모두 최후 맞아 유상일(skystock) 기자
21일 방영된 <대조영>에서 부기원(김하균 분)이 최후를 맞이함으로써 고구려를 배신한 매국노들이 모두 숙청되었다. 그동안 드라마 <대조영>은 주인공 대조영(최수종 분)이 이끄는 동명천제단의 활약을 그리면서 살생부에 적힌 고구려 멸망의 원흉들이 하나둘 최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부기원이 죽으면서 그 숙청 작업이 완료된 것이다.▲ 고구려 배신자 숙청 과정을 그린 <대조영> ⓒ KBS
그럼 최후를 맞이한 세 명의 고구려 멸망의 원흉들의 면모를 실제 역사와 드라마를 비교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고구려 요충지를 당에 바친 사부구
사부구의 이름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보장왕조에 나온다.
"이세적은 처음 요수를 건너와서 모든 장수들에게 이르기를 ‘신성은 고구려 서쪽 변경의 요충이므로 이를 먼저 빼앗지 않으면 다른 성들을 쉽게 빼앗을 수없다’ 하고 드디어 신성을 치자 신성 사람 사부구 등이 성주를 결박해 가지고 성문을 나와서 항복했다."
사부구가 끝까지 결사항전을 주장하던 성주를 결박하고 당나라에 성을 바친 후 주변 16개 성이 일제히 당나라에 항복하고 만다. 그만큼 신성은 고구려에 있어서는 전략적인 요충지였던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사부구(정호근 분)가 당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귀족 대신들 밑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고구려의 대들보였던 양만춘을 암살하여 고구려 멸망에 원인을 제공하고 고구려 멸망 후에는 설인귀(이덕화 분) 수하로 들어가 고구려 유민들을 압송하는데 앞장 선다.
결국 이렇게 악행을 일삼던 사부구는 지난 3월 25일 방영된 56회 방영분에서 동명천제단이 백성들에게 나눠준 재물을 빼앗다가 대조영의 칼과 백성들의 몰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평양성 성문을 연 신성
신성은 연남건이 대막리지에 오른 후 군사 지휘권을 받은 승려였다. <삼국사기>에 역시 그의 이름이 보이는데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신성이 당나라 장수 이적과 내통하여 평양성문을 몰래 열어 주었다."
그는 연남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사, 오묘와 함께 평양성 성문을 열어 당군이 들어오게해 평양성이 함락되게 한다. 이 행동이 연남건의 지시가 아니라는 것은 연남건이 끝까지 싸우다가 자결을 시도하는 것에서 추측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신성(김영기 분)은 연개소문(김진태 분)사후 연남건(안홍진 분)을 부추겨 연남생(임호 분)을 대막리지에서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하게 한다. 그러나 연남건이 당초 의도와 달리 귀족대신들의 친당 노선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자 신성은 화친을 주장하는 귀족대신들의 편에 서고 고구려 멸망 후에는 설인귀 수하에서 온갖 간계를 부리다가 안동도호부를 기습한 대조영의 칼에 죽고 만다.
친당파의 우두머리인 가공인물 부기원
부기원은 사부구, 신성과는 달리 드라마에서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가공인물이다. 그러나 역사적 정황으로 볼 때 연개소문 사후 국력이 급격히 기울어진 고구려에 분명 당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귀족대신들이 상당 수 있었을 것이고 그 중에 부기원 같은 인물도 충분히 존재했을 법하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추정을 바탕으로 부기원이라는 인물을 만들었을 것이다.
드라마 속 부기원은 당과의 화친을 위해 연개소문 암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연개소문 사후에는 양만춘 암살을 지시하였으며 연남건을 부추겨 연남생을 실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제 3차 고-당 전쟁에서는 설인귀에게 속아 항복을 하지만 그의 요구 조건은 묵살되고 고구려를 멸망하게 만든 장본인이 된다.
후에 부기원은 설인귀에게 속은 걸 분하게 생각하면서도 일신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인귀의 수하가 되고 그의 밑에 있으면서도 기회만 되면 당나라로 가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한다. 결국 미친 척까지 하면서 당나라로 가려 하지만 모든 걸 눈치 챈 대조영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실제 고구려 멸망의 과정에서 당나라와 내통하고 투항한 인물들은 위에 기술한 것 말고도 더 많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에서와 달리 그들 대부분은 숙청되지 못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다. 드라마 <대조영>은 그런 안타까움을 덜어주고자 대조영이 동명천제단을 이끌어 배신자들을 주살하는 과정을 비중 있게 그려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조영>은 배신자 숙청 과정을 마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서도 어떤 방법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줄지 기대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