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엔 글 고홍주 기자/사진 유용석 기자]
배용준 주연의 450억원 대작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연출 김종학)의 김종학 PD가 최근 방송 지연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것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태왕사신기’의 책임연출자 김종학 PD는 8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태왕사신기’ 의 방송 연기에 대한 공식적인 사죄의 뜻을 직접 표했다.
김 PD는 이번 방송 지연에 대해 “30년의 연출 생활이 수치스럽고 민망하다”고 말문을 연 뒤 “연출자로서 욕심이 컸던 게 사실이다. 유감스럽게도 방송 지연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종학 PD는 “지난 5월 초 태왕사신기 제작진은 한창 진행 중인 촬영을 잠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배우들과 협의한 결과 대본 수정이 불가피했다. 나름대로 냉정한 판단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 공정에 관한 고찰을 해보고 싶었고 광개토대왕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메아리치게 하고 싶었다. 또 꺼져가는 한류의 꽃을 다시 한번 피워보고 싶었다. 이 모든 게 연출자만의 욕심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지난 과오를 가슴 깊이 새겨 보다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학 PD는 “잠시 촬영을 중단한 바 있지만 후반 작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주인공 배용준씨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성실히 촬영에 임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겠다”며 “전 스탭들과 배우들이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청자들에 대한 약속, 본의 아니게 지키지 못한 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 수차례 방송 지연, CG 작업 포함 다각적 시행착오!
김종학 PD는 이미 수차례 방송을 지연해왔음에도 또 방송 일자를 번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꼽았지만 일부 언론 보도와는 달리 “CG 때문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종학 PD는 “대본 작업의 지연과 미술 준비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지난 5월 초 배우들과 협의한 결과 대본 수정이 불가피해 한창 진행 중이었던 촬영을 잠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 지연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환타지적인 부분과 역사적 부분을 접합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시행착오를 꼽았다.
김 PD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4신의 환타지적인 부분과 광개토대왕의 역사를 배합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또 전통적으로 흘러가는 광개토대왕의 사랑, 외적인 인물들의 결합 등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하다 보니 결국 이 같은 과오를 저지르게 됐다”고 밝혔다.
또 CG 작업과 관련해서는 “6개월은 기본, 1년이 걸리는 CG 작업이 있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문을 연 뒤 “하지만 CG 작업이 딜레이의 가장 큰 원인은 아니다. 그만큼 시간이 걸렸다는 의미지 다른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해 작업이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한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는 김종학 PD는 “30년 연출생활 에 이렇게 고통스럽게 작업해본 적 없었다”고 말해 그의 심적 괴로움을 엿볼 수 있게 했다.
# “초심 잃었다” 판단, 배용준과 논의 끝에 대본 수정 불가피!
김종학 PD는 이날 자리에서 “배용준씨는 이 작품을 해오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배우였다.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이고, 작품에 임하면서 광개토대왕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주연배우인 배용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종학 PD는 이어 “배용준씨와 함께 역사 속 광개토대왕이 진정 어떤 캐릭터였는지 자문자답해본 적이 있는데 저희 모두 처음 기획 단계의 초심을 잃었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며 “만드는 사람이 재미있지 않으면 보는 사람은 당연히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늦었지만 다시 출발하는 게 가장 빠르다고 생각해 고통스러운 작업 속에서도 대본 수정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서 김PD는 한류스타이자 극중 광개토대왕 역할을 맡은 배용준의 지나친 이미지 관리가 방송을 지연시킨 요소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종학 PD는 “배용준씨는 이 작품을 해오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배우였다.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이고, 작품에 임하면서 광개토대왕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번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혹은 한류스타 존속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작품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 배우다”며 “저 역시 김종학 프로덕션의 대표로 있지만 배용준씨와는 회사의 이득과 관련해 이야기조차 나눠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 MBC와의 방송 계약 체결 시기, 노조와의 갈등!
김종학 PD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이하 MBC 노조)가 ‘태왕사신기’의 잇따른 방송 일정 연기에 ‘초유의 방송 사고’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 “그것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며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MBC 노조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태왕사신기 잇따른 방송일정 연기에 대해 회사의 책임을 묻는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태왕사신기’가 벌써 4번째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학 PD는 “어제 노조 성명서를 읽었다”고 입을 뗀 뒤 “사원을 떠나서라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 상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종학 PD는 MBC와 최종적으로 방송 계약을 체결한 시기에 대해 “한 달 전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잇단 방송 연기에 대한 MBC 측 반응에 대해서는 “‘언제 방송하자’고 연기를 정식으로 요청하기보다 어려움이 있을 때 방송 시점을 조율해가는 형식으로 진행해왔다. 이번과 관련해서도 MBC에서 정식으로 무언가를 통보한 적도, 문서상으로 이야기가 오고간 적도 없다”고 밝혔다.
# 언제쯤 방영 가능한가, 일본에서는?
김종학 PD는 ‘태왕사신기’의 첫 방영 시기를 9월 초 이후로 내다보며 “그 때까지 방송을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춰질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6월 25일 방송을 발표했던 ‘태왕사신기’ 는 총 24부작 중 17부까지 부분적 촬영이 완료됐으나 지난 5월 대본 수정 작업에 들어가며 촬영이 중단됐다. ‘태왕사신기’ 측은 오는 6월 중순께 촬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학 PD는 “6월 14일 일본 쪽에 4부까지 완성된 작품이 넘어간다”면서 일본 방송 일자와 관련해 “현재 NHK와 기본 편성 계약을 체결한 상태지만 구체적 날짜는 프로세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홍주 becool@newsen.com / 유용석 photo@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