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

[한자 이야기]<140>愛人不親, 反其仁

동봉 2007. 8. 26. 08:24

[한자 이야기]<140>,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랑을 하는 데도 상대가 알아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 그러하고, 가족에 대한 가장의 사랑이 그러하고, 조직원에 대한 조직의 장의 사랑이 그러하다. 이런 때는 어찌 해야 하는가?

(애인불친), (반기인)’이라는 말이 있다. 한자에서 ‘’는 원래 ‘아끼다’라는 뜻이다. 나중에 ‘사랑하다’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한없이 아껴주는 것’이 동양적 의미의 ‘사랑하다’이다. ‘’은 ‘사람을 사랑하다’라는 말이다. ‘’은 ‘친하다’라는 뜻인데, 여기에서는 ‘친해지다, 친하게 여기다, 가까워지다’라는 뜻이다. ‘’에는 ‘부모’라는 뜻이 있다. ‘’은 ‘부모를 가깝게 여기다’라는 말이 된다. ‘’은 효도의 시작이며 유교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이를 합치면 ‘’은 ‘사람을 사랑했으나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은 ‘돌아보다, 반성하다’라는 뜻이고, ‘’는 ‘그’라는 뜻이다. ‘’은 ‘인, 인자함’이라는 뜻이다. ‘인, 인자함’이란 무엇인가? (주자)는 ‘(심지덕), (애지리)’라고 정의한다. 인은, ‘마음의 덕이며, 사랑의 이치’라는 얘기다. ‘’은 ‘그 인, 즉 자신의 인함을 돌아보아야 한다’라는 말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 ’은 ‘사람을 사랑했으나 가까워지지 않으면, 즉 상대가 나의 사랑을 이해하여 주지 않는 경우에는 자신의 사랑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덕에 의한 사랑이었는가, 자기가 사랑의 이치에 따라 사랑했는가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옛날의 성현은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했다. 사랑은 권리이기도 하지만, 일단 사랑을 시작하면 의무가 뒤따른다. 사랑은 감정만의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 자세까지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민에 대한 정치인의 사랑도 예외가 아니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