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
[한자 이야기]<152>權衡稱物
동봉
2007. 10. 12. 14:45
[한자 이야기]<152>權衡稱物
![]() |
![]() |
‘權衡稱物(권형칭물)’이라는 말이 있다. ‘權’은 ‘저울의 추’라는 뜻이고, ‘衡’은 ‘저울’이라는 뜻이다. ‘稱’은 ‘저울질하다, 달다’라는 뜻이고, ‘物’은 ‘물건’이라는 뜻이다. ‘權衡稱物’은 ‘저울추와 저울로 물건을 달다’라는 말이 된다. 저울추로 저울질을 하다보면, 저울추를 여러 번 이리저리 옮겨야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무게가 적절한 곳에서 저울추가 멈추게 된다. 요즈음의 저울로 무게를 달아도 저울침이 한참 동안 바르르 움직이다가 어떤 숫자 앞에 멈춘다. 숫자가 물건의 정확한 무게를 나타낸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동일한 일을 어떤 때는 이렇게 설명하고, 다른 때는 저렇게 설명할 수 있다. 말을 듣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일을 어떤 때는 이렇게 처리하고, 어떤 때는 저렇게 처리할 수 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울추로 저울질하듯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지조가 강한 사람은 저울추로 저울질할 때처럼 항상 정확한 곳에서 멈춘다.
그러므로 사람을 판단할 때는 한 마디 말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한때의 행동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해서도 안 된다. 지조가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말이 장소에 따라 다르고, 행동 또한 곳에 따라 다를지라도 저울추처럼 항상 정확하고 바른 곳에서 멈출 줄 안다. 사람을 판단하기 위해서 우리는 조금 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