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 전문기업 CJ GLS 경영전략팀 박재광(39.사진) 부장은 외국어에 능통하다. 영어 외에도 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를 구사한다. 영어는 '모국어 수준'이고, 중국어와 일본어는 '괜찮게 하고', 러시아어는 '편안하게 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외국인 투자기업 모임 때는 한자리에서 미국.중국.일본 관계자를 동시에 상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가끔씩 중국어나 일본어로 꿈을 꾸기도 한다.
박 부장은 "어학 실력은 타고난 게 아니라 꾸준히 공부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따라 11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원까지 마쳤다. 이후 중국 베이징대, 일본 도쿄대, 러시아 모스크바대에서 각각 2년간 방문 연구원을 지냈다.
박 부장이 내세우는 외국어 학습 비법은 그 나라 말로 된 역사책을 소리내 읽는 것이다.
요즘도 박 부장은 매일 아침 2시간씩 10년이 넘어 표지가 닳은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역사책을 큰 소리로 읽는다. 그는 "역사책 속에 정치.경제.문화 등에 관한 용어가 모두 들어 있어 외국어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말은 머리가 아니라 입.혀.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내 읽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어 회화책만 보면 틀에 박힌 대화를 하게 된다는 게 박 부장의 지적이다. 요즘 박 부장은 사내는 물론 외부 강연에도 나간다. 주제는 '21세기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비결'이다.
그는 강의마다 "첫째 비결은 외국어"라고 말한다. 앞으로 살아가려면 유목민처럼 세계를 넘나들어야 하는데, 외국어 능력을 갖추는 게 필수라는 것이 강의 골자다.
박 부장은 "'외국어를 뗐다'는 표현은 위험하다. 외국어는 평생 공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 조용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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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대 후반부터 지리산대학(智異山大學) 낭인과(浪人科)를 다니면서 산천을 방랑하는 수백 명의 낭인과 기인, 그리고 도사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한 가지 주특기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었다. 그 와중에 만난 박재광(40)이라고 하는 해외파 낭인은 5개 국어에 능통한 인물이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12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다. 중·고교, 대학, 대학원을 모두 미국에서 마쳤다. 당연히 영어는 네이티브 스피커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종교학 석사를 마친 후에 중국의 베이징대에서 중국어를 2년 공부했다. 그 다음에는 일본의 도쿄대, 러시아의 모스크바대를 각각 2년씩 다니면서 그 나라 언어를 익혔다. 모국어인 한국어까지 포함하면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청춘을 모두 외국어에 바친 셈이다.
그가 밝힌 외국어 공부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통사(通史)’ 한 권을 교과서로 삼아서 달달 외울 정도가 되어야 한다. ‘통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여러 분야의 단어를 접할 수 있다. 그 나라에 대해서 종합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는 소리 내서 읽어야 한다. 소리를 크게 내면 오감(五感)이 모두 작동한다. 오감이 모두 작동해야만 깊이 기억된다.
셋째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매일 읽어야 한다. 박 도사는 수도승처럼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서 1시간 반 정도를 소리 내서 읽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다. 먼저 베이징대 역사 전공 학생들의 교과서인 ‘중국사강요(中國史綱要)’를 30분 정도 읽고, 일본 고교생들의 역사교과서인 ‘상설일본사(詳說日本史)’를 읽는다. 그 다음에는 모스크바대 역사교과서, 시카고대에서 출판한 ‘서구문명사’(History of Western Civilization), 그리고 한영우 교수가 쓴 ‘우리 역사’를 읽는 순서이다.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들은 노트에다가 발음기호와 뜻을 기록해 놓기도 한다. 넷째는 그 나라의 이성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점이다. 동성 친구보다 이성 친구가 훨씬 애정을 가지고 도와준다고 한다.
박 도사는 요즘 낭인 생활을 청산하고 CJ의 물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물류 전문기업 CJ GLS 경영전략팀 박재광(39) 부장은 외국어에 능통하다. 영어 외에도 중국어.일본어. 러시아어를 구사한다. 영어는 '모국어 수준'이고, 중국어와 일본어는 '괜찮게 하고', 러시아어는 '편안하게 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외국인 투자기업 모임 때는 한자리에서 미국.중국.일본 관계자를 동시에 상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가끔씩 중국어나 일본어로 꿈을 꾸기도 한다.
박 부장은 "어학 실력은 타고난 게 아니라 꾸준히 공부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따라 11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원까지 마쳤다. 이후 중국 베이징대, 일본 도쿄대, 러시아 모스크바대에서 각각 2년간 방문 연구원을 지냈다.
박 부장이 내세우는 외국어 학습 비법은 그 나라 말로 된 역사책을 소리내 읽는 것이다.
요즘도 박 부장은 매일 아침 2시간씩 10년이 넘어 표지가 닳은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역사책을 큰 소리로 읽는다. 그는 "역사책 속에 정치.경제.문화 등에 관한 용어가 모두 들어 있어 외국어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말은 머리가 아니라 입. 혀. 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내 읽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어 회화책만 보면 틀에 박힌 대화를 하게 된다는 게 박 부장의 지적이다. 요즘 박 부장은 사내는 물론 외부 강연에도 나간다. 주제는 '21세기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비결'이다.
그는 강의마다 "첫째 비결은 외국어"라고 말한다. 앞으로 살아가려면 유목민처럼 세계를 넘나들어야 하는데, 외국어 능력을 갖추는 게 필수라는 것이 강의 골자다. 박 부장은 "'외국어를 뗐다'는 표현은 위험하다. 외국어는 평생 공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