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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촌생활강좌 제185강(''07종강) 071227(목) : 기업메세나/윤병철회장

동봉 2007. 12. 28. 20:44

윤병철 FP 회장, 베스트드레서로 뽑혔다

머니투데이|기사입력 2006-12-13 01:49 |최종수정2006-12-13 01:49

[머니투데이 박성기 기자]

윤병철 파이낸셜플래너 협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23회 코리아베스트드레서상 시상식'에서 배우 최불암에게 '경제부문상'을 상을 전달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성기기자 musictok@

성명윤병철 (尹炳哲)
현직우리금융지주주식회사 회장

1960~ 1962농업은행 입행
1963~ 1967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과장

1964~ 1977국제신보사 논설위원
1977~ 1977한국개발금융주식회사 부사장

1981~ 1981한국장기신용은행 상무이사
1982~ 1985한국투자금융주식회사 전무이사
1985~ 1991한국투자금융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1985~ 1991한국투자증권주식회사 회장

1990~ 1998하나경제연구소 회장
1991~ 1997하나은행 은행장
1997~ 2001하나은행 회장

1986~ 1991금융산업발전심의위원회 위원
1986~ 현재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

1986~ 1991예술의 전당 이사

1996年 9月 18日제 3회 대한민국 기업문화상 대상 (개인부문)
1997年 5月 19日97 한국경영대상 (금융,공공부문), 한국능률협회
1996年‘하나가 없으면 둘도 없다’디자인하우스

초등학교, 그 호기심 많던 시절…
시골에서 함께 큰 친구 녀석들이 있다. 어딜 가든 함께 하고 무얼 하든 열정으로 몰려다닌 그 시절에 소중한 두 친구를 만났다. 함께 있을 때 우린 하나였다.
사회인, 가는 길은 다르지만....
어른이 되면서 어릴 적 친구들과 종종 연락을 한다. 친했던 한 녀석은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지만 다른 한 친구는 거의 만난 일이 없다. 그러다가 한 번, 그 친구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 전화를 건 적이 있다. "음? 알았다" 짧은 대답. 하지만 어색함 하나 없는 길고 진한 마음이 서로에게 오감을 느꼈다. 이렇게 우리의 우정은 계속되었다.?
현재, 같이 있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요즘이라고 그 녀석과 나와의 관계가 좀더 나아지거나 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할 일이 많으니 나도 친구도 굳이 만남을 주선하려고도 않는다. 그런데도 자주 만나는 사람들보다 더 깊은 우정을 느끼는 건 왜일까. 가끔은 그 친구가 보고 싶고 그 친구도 나를 보고싶어 할 것을 알지만 몸이 아니라 항상 마음이 같이 있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기에 떨어져 있는 우리를 생각할 땐 오히려 흐뭇해진다.
이런 글이 생각난다.
반세기를 한시같이,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있으니 세상을 살면서 가장 값진 것 하나는 얻고 가는 게 아닐까.

관심을 가진 쪽은 그녀였다. 열 일곱 고등학생 이었던 나는 연극에 빠져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던 어느날 친구들이 대뜸 그녀가 내게 관심있어 한다는 걸 알려주었다. 친구들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겉으로는 '그래?'하며 무관심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썩 기분 좋은 일이었다.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들뜨고 감사한 일이었던지. 그녀에게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그 때부터였다.
하지만 얄궂게도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서울로 올라갔고, 딱히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건 아니면서 그녀를 다시 보지 못하게 된 사실을 못내 아쉬워하며 나는 평소의 나로 돌아갔다.
얼마 후였다. 내 친구와 그녀의 친구가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내는 사이란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친구녀석을 졸라대기 시작했다. 내 연락처는 곧장 그녀의 친구에게 전달됐다.
부탁을 하고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길었지만, 나를 더욱 상심하게 한 것은 정말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관심을 갖게 되자 그녀는 사라져버린 셈이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도 그녀가 사라진 몇 년을 지냈다.
길을 걷다 마주친 그녀는 스무 살 이었다. 예전 얘기를 예사롭게 하고 있는 내게 그녀는 연락처가 담긴 쪽지같은 건 전해받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 후 나는 가끔 생각해본다. 그 때 그 쪽지를 그녀가 받았고, 우리가 서로 다시 볼 수 있었다면 그 후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녀는 또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가끔 사람을 찾아주는 TV 프로그램에 내가 출연하게 되어 그녀를 찾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게 된다. 지금 나의 머리 속에서 그녀는 스무살의 모습으로 남아있고, 가장 순수했고 아름다웠던 스무 살 시절의 그녀와 나의 모습을 그대로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 나이가 이리 먹었으니 내 아버지의 시대가 어떤 시대였고, 그 시대의 아버지상이 어떠한 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교육에 있어 철저히 방목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내게 어떤 제약을 가하거나 규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지 않으셨다. 최대한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주셨고, 동시에 그에 따른 결과에는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가르치셨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게는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움트게 되었고, 따라서 틀 안에 고정되거나 속박되는 걸 싫어하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 모든 일을 했고, 시켜서 하지 않았다. 지금도 나는 누가 시키면 일을 하기 싫다. 내 스스로 해야 내 몸에 엔돌핀이 도는 게 느껴진다.
내 자식들도 그렇게 키웠고, 지금은 손자도 그렇게 키운다. 주말이 되면 손자녀석과 소위 '놀러' 나가곤 한다. 밖에만 나서면 녀석은 마치 세상을 다 디뎌야 직성이 풀리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이 뛴다. 하지만 나는 녀석을 리드하기보다는 하고싶은 대로 놔두고, 그저 조용히 따라다닌다.
간혹 앞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아도 특별히 위험한 상황이 아닌 이상 그냥 방목시킨다. 굳이 사자가 새끼를 키울 때 절벽에서 떨어뜨린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동안 올곧게 성장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고 하지만 나는 겉모습이 아닌 내 안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본다. 상황이나 형식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했으며 책임의 중요함까지 아셨던 내 아버지, 열린 교육을 통한 그의 사랑은 나를 거쳐 내 아들, 이제는 마냥 뛰기 좋아하는 손자녀석의 가슴 속에도 쿵쿵 숨쉬고 있는 듯하다.

영은 조직이고 조직은 사람이며 사람은 곧 마음이기에, 내게 아직도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이 ‘경영’이다. 십수년 경력의 경영자가 무슨 소리냐고 할 지 몰라도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믿음도 있어야 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람에 관련된 일이다.
래서 경영은 마치 캠프화이어와 같다. 경영자는 캠프화이어에 사용할 나무, 즉 사람들을 모으고 잘 다독여 불을 붙인다는 공동목표를 설득하고 실현한다. 물론 나무에 불이 붙어 잘 타오르게 되었다고 캠프화이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황에 따라 불의 세기와 강도, 방향을 조절하고 전체 분위기를 관리하는 역할 또한 바로 경영자의 몫이다.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구조조정이다 인원감축이다 말들 많지만, 경제난국을 헤쳐나간다는 명목으로 기업의 재산인 사람을 자르고 감봉하는 것만이 기업을 살리기 위한 최상책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디어 낼 것이 있어도 못내는 분위기의 막힌 기업은 분위기를 리드하는 경영자의 책임이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동체의 목표를 향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 바로 경영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 생각해보자. 회사에 사훈이 없다면 어떨까? 경영자 스스로 ‘조직을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서’ 일하라고 외치면 어떨까?
못하는 사람을 벌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을 끌어올려 능력에 맞는 일을 맡기는 정책은 어떨까? 경영자와 사원간에 직접 메일을 주고 받으며 직급의 차이와 형식의 틀을 깨보면 어떨까? 일을 게임처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기업분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번 실수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패자부활의 기회를 주면 어떨까?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게 아닌가.
서 말했듯이 경영은 다른 것이 아니다. 사람이다. 조직원들을 마음으로부터 이해하려는 자세로 귀 기울여 보면 이 외에도 틀을 깨는 더욱 효율적인 경영법이 생각날 것이다. 위의 시도들은 직원들과 함께 내가 이미 시도했던 경영철학 이었고, 마음에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끔 직원들과 노래방은 물론 나이트클럽에도 같이 가며 어울리는 것도 다 직원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지 수직관계만을 강요하는 기업에서는 사람의 가치가 소홀해지게 마련이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경영자라고 CEO라고 목높은 검은 의자에만 앉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생각을 바꾸면 사람이 보이고, 사람을 보면 경영이 보인다.

성공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번에 이룰 수 있는 일은 물론 아니다. 성공이란 마치 등산가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아서 한발 한발 딛다보면 어느새 성공이라는 이름의 최종 목표에 다다르는 긴 등산과 같다. 혹은 한방울씩 떨어져 결국에는 바위를 뚫는 낙수와도 같다.
요즘과 같이 시대가 어려울수록 많은 젊은이들이 순간적인 즐거움을 추구하고 큰 노력없이 행운을 만끽하기를 꿈꾼다. 연예인들의 화려한 겉모습을 보고 '운이 좋아서', '타고난 재능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쉽게 연예계의 스타를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우리가 잘 아는 조용필이란 가수는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는 고된 연습이 있고서야 정상의 가수로 성공할 수 있었고, 영화배우나 탤런트들로 너나할 것 없이 긴 무명의 세월을 견뎌야 했다고 인터뷰한다.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없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평범한 은행원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은행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은행원이 되고자한 노력의 세월이 숨어 있다. 그러다보니 결국 은행장이란 자리도 주어진 것이다. 생각해보라. 한발 한발 처음에는 평범해보이는 디딤이 후에는 성공이라는 최고봉으로 탈바꿈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시작해보자. 하고 싶은 일은 있는데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낙심하고 있다면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
토인비는 사람마다 타고난 운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운명이란 것은 그저 각 사람의 손바닥 크기 만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운명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바람없는 날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 하나가 자신의 손바닥 안에 정확히 떨어질 확률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노력으로 안되는 일은 없다.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당신은 더욱 성공할 권리가 있다. 지금 희망의 발을 한발 딛자. 성공이 당신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달려올 것이다.

재무설계 전도사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부자 되려면 재무 주치의부터
만나 보십시오”

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 너나 할 것 없이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틈타 자칭‘재테크 전문가’로 나서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만 넘쳐날 뿐, 경제에 대한 철학이 부족한 우리들에게 윤병철(70) 한국FP협회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돈은 네 발 달린 짐승이다. 두 발 달린 사람이 네 발 달린 짐승의 지배를 당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복권에 당첨된 벼락부자들 중 80%이상이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조사결과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아무 준비 없이 엄청난 부를 얻은 졸부라든지, 운이 유별나게 좋아 단기간에 큰돈을 거머쥐게 된 일명 ‘재테크 행운아’ 들에게는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돈 관리 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기관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국제공인 재무설계자격(CFP: Certified Financial Planner) 인증·교육기관인 한국FP협회는 2만2000명에 달하는 금융인들을 자산관리 전문가로 키워내고 있으며, 일반인들에게도 ‘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한국FP협회 윤병철 회장은 한국개발금융, 한국투자금융, 하나은행 등을 거치며 금융계 샐러리맨 생활 41년과 그 중 CEO 생활만 약 16년 동안 해오고 있는 금융계의 배테랑 원로이다. 하나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던 그는, 지난 2000년 한국FP협회를 창립했다. 7월 10일, 마포에 자리한 한국FP협회 사무실로 윤병철 회장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재무설계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들어봤다.

금융계 40년 경력에 은행장과 금융지주회사 회장 등 최고경영자로서만 20년입니다. 재무설계라는 특정 분야에 열정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하나은행에서 물러난 직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있으면서 금융 발전을 위해 진정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그간의 경험상 어떤 분야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금융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운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일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사람을 키워내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키워내야 할까에 대한 답은 시대가 말해주더군요.
우리나라 경제력이 세계 10위라고 하지만 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은 형편없습니다. 결국 사람이 문제라는 얘깁니다. 금융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은행의 판매 창구에 열 명이 일을 했다면 이제는 같은 양의 일을 한 사람이 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IMF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금융 겸업화로 은행, 증권, 보험 상품을 한 군데서 취급하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모든 금융 상품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개인들의 재무설계를 해주고 그에 맞는 금융 상품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파이낸셜플래너(FP)를 키워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일례로 미국은 1960년대 이미 지금의 한국처럼 금융 겸업화가 진행됐습니다. 이때 금융 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윤리와 서비스 교육까지 철저히 받은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에 관련 자격과 교육 시스템이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각 금융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이러한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죠. 이런 이유로 한국FP협회를 만들고 CFP를 들여오게 된 것입니다.

FP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왜 필요한 걸까요? 기존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주십시오.
행복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FP는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재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역할이 다릅니다.
FP가 도움을 주기 위해 고객에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질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알고 나면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또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지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FP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 즉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가정이 불안하면 사회가 불안하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들이 돈이 많다는 것을 막연하게 부러워하기만 하죠.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각자 원하는 일과 목표가 다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돈도 그것을 위한 만큼이면 충분하다는 게 재무설계의 관점입니다. 때문에 가장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재무설계의 시작입니다.

최근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해 노후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FP의 역할은 더욱 폭넓어질 것 같은데요.
처음 재무설계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할 당시에는 금융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일반인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재무설계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개인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지요. 미국의 경우 개인들에 대해 삼층 구조의 사회 안전망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먼저 일 단계로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 이 단계는 직장에서의 퇴직연금제도, 마지막 삼 단계는 개인들 각자 스스로가 미래를 대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어 노후를 위한 재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이러한 삼층 구조가 훨씬 취약합니다. 국민연금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고 퇴직연금제도도 아직까지 활성화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단계인 개인들의 재무설계에 대한 인식도 미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안일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FP들은 많은 고객들과 만나면서 이러한 점을 각인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한국FP협회는 무료 재무상담 컨설팅 행사 등을 개최해 일반인들에게 재무설계의 개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기업들과 연계해서 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책임져주지 못하는 부분을 개인들 스스로 챙길 수 있도록 돕자는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재무설계 컨설팅을 진행하다보면 우리나라 일반 가정의 재무적인 문제들을 소상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최고 기업이라 하는 한 대기업의 경우 17%가 신용불량자라고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높은 소득을 올린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돈을 관리하는 능력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서민층을 위한 소액 대출 사업을 시작했다고 관심을 끄는데 이런 노력으로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재무적으로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단지 돈을 대출해주는 것만으로는 절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애초에 돈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키워주는 게 더욱 시급한 문제일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돈을 주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라는 점과 비슷한 이치일 것입니다.

최근 자산 시장에 대한 문제 중 부동산 시장에 대한 거품 논란도 있었는데, 만약 가까운 미래에 부동산 가격이 갑자기 내려간다거나 하면 가계 재정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의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책정돼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판단하는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결국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거품이면 지금 당장 팔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계속 놔둬야 하는 것일까요?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어떻게 해야 현명한지 판단내리기 쉬워질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 운용 자산 비중을 보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부동산에 몰려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는 개인들이 부동산에 좀 더 많은 자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전 재산 중에서 80%가 살고 있는 집이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동산이 은퇴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자산이냐는 측면에서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후 생활비를 위해서는 결국 현금이 필요한데, 부동산으로만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가 정작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고 자산 가치가 떨어진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근에는 이러한 생각들이 점점 바뀌고 있는 추세이긴 합니다. 저금리로 인해 펀드가 각광받고 있고 주식시장에 많은 개인들이 투자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치 있는 기업을 키우고, 개인들의 자산도 늘어나는 등, 경제 선순환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펀드가 8000개를 넘어설 만큼 많고, 상장 기업이 1000개가 넘는데, 정말 가치 있는 기업을 선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일반인들에게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아프면 의사가 필요하고 법률적 고민이 있으면 변호사가 필요하듯 가계의 재정적 문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재정 주치의’인 FP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부유층이 아닌 일반 대중들은 금융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기가 쉽진 않은 것 같습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부자들을 관리하는 것보다 수익 면에서 덜 유리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재무설계 전문가들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CFP는 1700명 정도이며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은 2만200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다수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자신의 실력을 길러 독립적으로 재무 컨설팅 회사를 차렸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FP협회는 일반인들을 위해 무료 컨설팅을 점점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사실 미국도 재무설계가 정착되는 초기 단계에서 금융회사들은 상품 판매 독려를 위해 자격 취득을 권장했던 편입니다. 하지만 점차 성숙 단계에 이르면서 상품 판매자로서의 역할이 컸던 이 사람들이 자신만의 고객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어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금융기관에서 상품 판매의 마케팅 수단으로 재무설계를 활용한다면 자사의 상품만을 팔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미국은 CFP 자격 취득자가 5만 명인데 이중 10%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소속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나중에 ‘아메리카 파이낸스’라는 재무 컨설팅 회사를 따로 차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재무 컨설팅 수수료만을 수익 모델로 하는 회사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이런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의 은행에선 은행 고객은 있지만 은행원 고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지요. 은행지점에서도 펀드 판매가 중요한 수익원이기 때문에 은행원들도 보험 설계사들처럼 자신의 얼굴을 보고 찾아오는 고객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독립계 회사의 경우에는 평생 고객을 만들겠다는 개념을 넘어서서 대를 이어 고객을 관리하겠다는 전문가들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관계입니다. 때문에 협회는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 윤리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2년마다 계속 교육을 진행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