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운남성에서 여권을 잃어버렸다(1)

동봉 2008. 3. 3. 04:54

중국 운남성에서 여권을 잃어 ‘버렸다’

미래촌 동장 김 만 수


1. 잃어버린 별을 찾아서

2008.2.10-2.18까지 8일간 중국 운남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곤명- 대리- 여강(리쟝)- 샹글리라로 이동한다. 소수민족을 만나 음악도 듣고 그들 고유의 음식을 먹어본다. 잊혀져 간 우리들의 옛날을 그들의 습속에서 찾아보려고 기웃거려 본다.

잃어버린 별들을 찾아 아이들처럼 동화의 나라에서 뛰어놀고 싶다. 잃어버린 우리 옛 삶속에서 하늘 땅 사람 내음을 실컷 마시고 싶다. 잃어버린 우리의 자연을 찾아 그 안에서 잠시라도 머물며 숨쉬고 싶다. ‘밤 비행기’라는 동시를 써 본다.

밤 비행기를 탄다

창문에 코를 박고 손을 모아 불빛을 가린다

깜깜한 밤에 별들의 세계가 찬란하다

왕별과 인사를 나누고

모래알 같이 많은 작은 별들과 소곤소곤 얘기한다

혼자 즐기는 재미에 푹 빠져 키득거린다

잠들고 있는 어른들보다 몇배나 더 밤 비행을 즐긴다

깨어있는 자만이 볼 수 있는 광활한 별들의 세상에

나는 아주 작은 별이 되어

우주를 헤엄치고 있다.

단체 여행인데도 혼자만이 있을 시간을 가지려고 애를 쓴다. 새벽6시에 일어난다. 숙소에서 살금살금 빠져나와 한두시간 어둠속 그곳 고장을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다. 꼭 아이들 숨바꼭질 하는 것 같아서 더욱 흥미롭다. 낯선 길이라 콩닥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큰길을 달리기도 하고 골목 안을 기웃거려도 본다. 일행들이 보지 못한 광경을 나홀로 몰래 훔쳐 눈에 담아오기도 하고 사진으로 찍어와 보여주면 부러워한다. 2천m가 넘는 고지대이니 절대 뛰지 말라는 엄명을 어겨가며 골목골목을 달리고 헤집는 재미가 제법이다. 그렇게 어린 아이처럼 덜렁대다가 끝내는 여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음 날이면 이제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한다고 새벽 산책길에 여권을 호주머니에 넣고 나간 것이 사단이었다. 화려하게 꾸며놓은 샹글리라의 밤 풍경에 홀려버렸나 보다. 잃은 게 아니라 버린게 아니냐고 다그치는 소리도 들린다. 그곳에 그대로 눌러 앉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





김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