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홍국영의 최후

동봉 2008. 4. 30. 21:36

‘이산’ 정조에게 버림받고 몰락한 홍국영의 최후, 실제 역사에선..




[뉴스엔 조은영 기자]

MBC 월화사극 ‘이산’에서 홍국영(한상진)의 몰락이 가까워 오고 있다. 누구보다 영민했던 사람이지만 반복되는 악수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홍국영의 행보에 안타까움을 느낀 정조 이산(이서진)은 숙위대장을 제외한 모든 관직을 거두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홍국영에게 주고자 한다. 홍국영은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준 정조를 보며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모든 것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상황. 결국 홍국영은 자신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효의왕후(박은혜) 독살시도라는 더 큰 악수를 두게 된다.

실제 역사에서도 역시 홍국영이 자멸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정조의 후궁으로 입궐한 자신의 어린 누이 원빈 홍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효의왕후가 독을 타 사사시킨 것으로 판단, 내전 나인들을 잡아 혹형을 가하거나 독살 증거를 찾기 위해 마음대로 국문을 가하는 등 효의왕후를 공격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또 은언군의 장자 담에게 정조의 전주 이씨 관향과 원빈의 풍산 홍씨 관향을 합친 완풍군이란 직호를 내리고 원빈의 양자로 입후해 왕위계승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한 것 역시 그의 몰락을 가속화 시켰다.

세손 시절 정조에게 궁 밖 세상일들을 그대로 알려주는 통로이자 왕위에 오르기까지 정적들로부터 정조를 지켜주었으며 왕위 등극 이후 정조의 충실한 대변자로 정조의 정적들을 무력화 시키고 정국을 안정시켰던 홍국영이기에 왕위 등극 후 정조는 조정 대신들에게 ‘홍국영과 갈라서는 자는 역적’이라는 말까지 했었다. 또 궁궐 담을 넘는 일(국왕 암살시도)만 아니라면 홍국영의 그 어떤 잘못도 용서하겠다는 약속까지 했었다.

하지만 결국 정조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홍국영이 자신의 탕평정치에 걸림돌이 되고 효의왕후까지 핍박하며 왕위계승문제에 적극 개입한 것에 거듭되는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정조는 홍국영과 처음 만난 그 날짜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홍국영에게 스스로 은퇴상소를 올리도록 명한다. 32세의 젊은 나이의 홍국영은 정조의 뜻에 따라 “신이 한 번 대궐문을 나가서 다시 세상에 뜻을 둔다면 하늘의 신이 반드시 죄를 줄 것”이라는 내용의 정계 은퇴 상소를 올리고 정조는 즉석에서 이 상소를 받아들인 후 은퇴한 정계 원로에게 주는 봉조하의 직함을 홍국영에게 내린다.

홍국영의 누이 원빈 홍씨의 장례절차가 끝나기도 전 홍국영을 관직에서 물러나게 한 정조는 숙위소도 없애 버리고 그의 모든 재산을 몰수한 후 도성에 들어오지 못하는 처벌을 내렸다. 홍국영을 지지했던 세력도 같은 해 모두 추방시켜버린 후 오랜 시간 구상해 온 자신의 개혁정책을 하나씩 펼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조와 외척 관계로 연계됐고 원래 당파와도 상관없이 왕의 정적들을 처단하는 등 무소신의 모습을 보여줬던 홍국영이 노론벽파 세력을 완화 분열시키고자한 정조에게 이용당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은영 helloey@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