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나의 이야기12-생명을 찾아서

동봉 2008. 7. 30. 07:07

얼마전 관악산을 찾았다. 생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끙끙 거리고 있다. 죽울때까지 찾지도 못할 생명에 대한 집착이, 나이가 세월이 많이 지날수록 손에 잡고 싶은 것은 왜일까.... 나도 모르겠다.

<누가 산길을>

산 짐승들이

곳곳에 놓인 지뢰를 피해

조용히 다닐 산길을 만들고

오줌싸고 몸 부비며 길을 내고는

제 식구 다닐 길을 만들어 놓았다

사냥꾼들이

사냥개를 앞세워

창들고 총 겨누며

짐승이 낸 길을 따라 나서면

놀란 짐승들이 제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허우적댄다

사냥꾼을 피해 달아난 짐승들이

산을 버리고 떠난 자리에

그 산길을 넓히고 닦아

인간떼 무리지어 몰려와

꽝꽝 발구르는 소리에

산은 신음을 하고

산을 정복했다는 고함소리에

산은 무거운 침묵으로 응답하고 있다.

<고목이 잘려 나갔다>

연주암 담장 밖 큰나무

새로 쌓은 돌담애 치여

목숨을 거두었네

수백년 살아오며

수많은 발길 어루만지며

스님 마중하고 부처님 지켜 주었네

연주암 찾는 사람이쌓이고 넘쳐나

길 넓히고 돌담 높이쌓아

큰나무 죽인 죄도 모르면서

이젠 죽었으니 뿌리채 뽑아

버혀지고 토막 내어 땔감이 되었네

선채로 기둥이 되었으면

덩쿨나무 감고 올라

다시 봄을맞는 고목이 되었을 터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데

<부처님 숨결을>

'법당앞에

그렇게 퍼드러져 있는 걸 보니

절에 다니지 않지요.'

부처님께 절도 않고

불전함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저 시건방 떠는 친구들을

호되게 나무라야지

속으로 새김질하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여 쏴 부칩니다.

'이곳은 기도처이지

세상 구경하는 곳이 아니네요'

살아 있는 중생이

죽어 부처되는 것 모르시나요, 보살님

기왕 하실 말씀이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보살님, 부처님께 인사 올리고

아주 편하게 앉아 아주 천천히

구름 아래 세상을 구경하세요

보살님의 살아있는 숨결로

부처님의 거룩한 숨결을 느껴 보고 가세요'

그리하면 보살님도 성불하실거라

이 중생 빌고 또 빌겠나이다. (미래촌 童장 김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