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들

덕혜옹주/박인비/e-book/130528-130612

페이지 360|ISBN ISBN 안내 레이어 보기 9788963700342|판형 B6, 128*188mm
도서관 소장 정보 국립중앙도서관

 

 

책소개

 

옹주의 표지는 아름답다. 도라지꽃 색 치마를 입은 여인이 그렇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슬프다. 그녀는 고종의 딸, 덕혜옹주이면서 조선의 마지막 황녀다. 황녀이지만 일본에 볼모로 잡혀 반평생을 살아야만 했다. 그나마 15년은 정신병원에 갇혀 지냈다. 일본 백작과의 정략결혼, 딸의 사망, 이혼 등 질곡의 삶을 살다 1962년 고국 땅을 밟았지만 그녀를 반겨주는 이는 없었다. 궁에서 태어나 궁에서 생을 마감했으나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이 책은 그 기억을 끄집어냈다. 특히 강제 한일합방 100년째인 올해에 이 책은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를 통해 그때의 국치를 일깨웠다. 아프지만 잊지 못할 역사를 상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값어치가 있다. 사족을 붙이자면, 소설이므로 청소년에게는 도움말이 필요하다.

 

 

작가 소개망국의 시대를 견뎌야 했던 이들의 울분과 고통을 생생하게 되살린 저자, 권비영
  • 1995년 신라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고, 그 후 10년 동안 '소설 21세기' 동인으로 작품 발표를 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울산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집으로는 [그 겨울의 우화]가 있다.

 

 

E-b00k

"덕혜옹주를 조국으로 모셔가기 위해 이승만 정부에 귀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왕정복고를 두려워한 이승만은 (되레)
왕실재산을 국유화하고 왕족들을 천대했다.

(그리하여) 이씨 왕가의 자손들은 해방이 되고도 아무도 돌아오지 못 하고 있었다.
(이후 정권이 바뀌어) 다시 박정희를 만나 덕혜옹주 이야기를 청했다.

박정희가 물었다. "덕혜옹주가 대체 누구요?"
나는 대답했다. "조선의 마지막 왕녀입니다." -김을한-"

여기에서도 여실히 보이듯 조선은 망국의 길을 걸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죄를 지었는데 그에 더하여
덕혜옹주를 방관하고 심지어는 잊기까지 하는 또 하나의 죄를 지었다.

이어 건국한 대한민국 또한 그녀를 모르는, 아니
어쩌면 알려조차 않은 방관주의의 전형과 표본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이란 표현에선 왠지 그렇게 처연하고 가슴 답답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랬다. 덕혜옹주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였다.

그녀에게 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지나치게 영민했고 품어서는 안 될 그리움을 품은 것,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황제로 태어났다는 죄가
바로 그녀가 원조로써 품고 나온 죄라면 죄였지만 말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 덕혜옹주> (다산책방 刊)는 작가 권비영이
민족자존의 거창한 슬로건은 아닐지라도 아무튼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쓴 일본인에 대하여 부끄러움과 어떤 치욕까지
느낀 나머지 그녀의 행적을 추적하여 얼추 완벽하게 복원한 지난 아픔의 역사이다.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본인과 강제결혼을 하고
일본으로까지 끌려간 비운의 여인 덕혜는 평생 웃을 일이 없었다.
대마도 번주의 아들인 남편 소 다케유키는 그녀와의 사이에서 딸 정혜를
낳았으나 이들 부부의 관계는 당시의 조일(朝日)관계처럼 물과 기름처럼 겉돌 뿐이었다.

또한 그들 사이에서 살가운 부부애란 애당초 생성조차 되지 않았다.
세상에 그 어느 것도 부러울 게 없었어야 마땅했을
덕혜옹주는 설상가상으로 딸이 자살하는 참척까지 당한다.

아울러 감옥과 다름없는 정신병원의 병동에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분노에 찬 지난의 세월을 살아야만 했는데
결국 독립투사가 된 원래의 정혼남(定婚男)
박무영(본명 김장한)에 의해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가까스로 돌아온 그녀에게 있어 꿈꿔왔던
백화제방(百花齊放)의 화려한 조선왕실의 모든 건 이미 증발되고 없는 터였다.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다.
비극과 슬픔으로 점철된 파란만장의 덕혜옹주를 이제라도
기억하는 일은 어쩜 잃어버린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