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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지혜- 제한 시간 없는 마라톤대회

라톤지혜- 제한시간 없는 마라톤대회


오는 10월 춘천호반에서 열리는 조선일보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제한시간을 5시간에서 6시간으로 1시간 연장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회 때마다 5시간 안에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안타까웠던 마당에 두 손을 들어 환영한다. 인터넷에서 반가운 소식을 검색해 본다. 초보자들을 위해 관계기관의 협조로 ‘교통통제시간’을 6시간으로 연장했다는 알림이었다. 지금까지 교통통제시간 때문에 마감(제한)시간을 5시간으로 했다는 얘기다. 교통통제가 필요 없는 곳에서는 제한시간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제한시간 5시간은 소위 큰 대회의 요강에 맞추어 작은 대회도 무작정 따라한 것 아닌가. 늘 의문을 갖던 것이 하프코스가 제한시간 3시간이면 풀코스는 적어도 6시간이 넘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조선일보가 용단을 내어 6시간으로 조정한 것은 초심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이제는 기록시간에서 거리완주로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풀코스 5시간 제한시간 때문에 숨차하던 것에서 1시간 정도 한 호흡 조절할 수 있는 여유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42.195km를 완주할 수 만 있어도 대단한 것인데, 시간기록에 지나친 경쟁을 부추겨온 것에 대한 반성이라고 보여 진다. 마라톤 풀코스를 일류선수들은 2시간대에, 출중한 매니아들은 3시간대에, 그저그런 아마추어들은 4시간대를 놓고 경쟁을 한다. 100리길이니까 옛날에는 걸어서 하룻길이었다. 빠른걸음으로는 6-7시간, 보통걸음으로는 8-9시간이 걸렸다. 무제한 시간 대회여도 10시간이면 충분하니 꼴등에게도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기본은 시간기록이 아니라 장거리의 완주에 있다. 결코 무리한 시간 경쟁이 아니다. 무리하지 않는 완주로 자기완성을 성취하는 ‘생명기쁨’ 운동이다. 환경이 허락되면 시간은 무제한이어야 맞다. 제한시간이 없는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려면 운영자의 고충이 적지 않지만 아마추어 마라톤의 기본정신에 충실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차도를 이용하는 대회에서는 어렵겠지만 교통통제가 필요 없는 둔치길(양재천- 탄천- 한강...)에서는 제한시간 없는 마라톤 대회가 정답인 것 같다.

(미래촌 동장 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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