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
정가 <책소개>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 그가 들고온 5년만의 신작 소설! <저자소개>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서울고 2학년 재학 중(1963)에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벽구멍으로』로 당선작 없는 가작입선을 했다.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1970년대 이후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 등 파격적인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그는, 예지가 돋보이는 뛰어 난 단편들과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장편 등 깊이와 넓이를 고루 갖춘 작품들을 끊임없이 탄생시켰다. 시류의 정곡을 찌르는 예리함으로 시대와 대중의 요구에 모두 부합하는 작품을 써내며 천재적 작가로서의 역량을 과시했다. 소설집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영가』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장편소설 『우리들의 시대』 『내 마음의 풍차』 『불새』 『겨울 나그네』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지구인』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왕도의 비밀』(2004년 『제왕의 문』으로 개제) 『적도의 꽃』 『상도』 『영혼의 새벽』 『해신』 『제4의 제국』 『유림』, 연작소설 『가족』 『이상한 사람들』, 산문집 『사랑아, 통곡한다』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문장』 『꽃밭』 『산중일기』 등이 있다. <사상계> 신인문학상(1967), 현대문학상(1972), 이상문학상(1982), 가톨릭문학상(1998), 불교문학상(2003) 등을 수상했다. <목차> 작가의 말 | ||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영원한 청년 소설가' 최인호가 '정체성의 의미'를 담은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 30여년동안 역사·종교소설에 몰두했던 그가 장편소설로 회귀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3년 전 침샘암 판정을 받고 조용히 문단을 떠났던 최인호가 돌아왔다는 것 자체에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그가 병마와싸우는 와중에도순발력을 발휘해 두 달만에 써 냈다고 한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머릿말에서 최인호는 일상이 탈 없이 흘러갔다면 문학적 이상을 실현하는 '숨 고르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며, 그래서 암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최인호에게 '문학적 이상'을 실현하게 해 준 소중한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k는 어느 토요일 아침, 맞춰 놓았던 기억도 없는 시계 자명종이 울리고 지금까지 썼던 스킨 브랜드가 달라져 있는 것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직감한 것이다.그러다 간밤에 정신과 전문의인 친구와 가진 술자리에서 기억이 어느 시점부터 끊긴 것과 휴대폰을 분실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k는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기 위해 지난 밤 술자리에서 끊겨버린 기억과 자신의 행적을 추적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k는 계속 역할을 바꾸며 등장하는 같은 얼굴의 사람과 부딪히고, 시공간적으로 전혀 개연성이 없는 자신의 행적을 확인하고 '나는 대체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빠진다. 정신과 전문의 친구는 k에게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족을 만나보라고 권하고, k는 조언을 따라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누이를 찾는다. 하지만 k는 누이와 자신이 공유하고 있는 기억이 미세하게 어긋나 있음을 발견한다. 특히 몇년 전 자신이 누이에게 돈을 부탁하며 보냈다는 편지는 분명 본인의 필체였지만 k에게는 기억이 없다. 게다가 누이가 오래전 사랑했던 남자 레인저를 찾아나선 k는 그가 바로 자신의 다른 분신 k2임을 깨닫는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사건들을 사흘 동안 겪은 k는 일상과 이별하며 본래의 자신을 회복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믿고 있던 모든 실재(實在)에 배신을 당한 k가 또 다른 실재를 찾아 방황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이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의 부조리함을 암시한다.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범적인 가장이자, 번듯한 직업을 가진 사회인이고, 주일마다 미사에 참석하는 건실한 신앙인인 k는 분명 생의 의무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현실의 균열을 발견하고 환상과 실재의 공간을 오가면서 자신의 행세를 하는 k2에게 진짜 자아를 내주고 만 것이다. 작품 후반부에서 k가 월요일 아침 출근을 위해 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지난 이틀 동안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작별하는 모습은 마치 k 자신과 함께 사라질 꼭두각시들과 작별하는 의식을 보는 듯 하다. 이 모든 것과 작별해야만 우리는 본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결말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맞는 k의 모습은 어떤 원점으로 돌아가려면 '이별'이 필요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넌지시 건네는 듯 하다. ■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미디어 펴냄 | 391쪽 | 12,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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