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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촌 美來村

새41강(제141강) 070716(월) : 사진 보는 법/이순심 사장

< 현재 >
-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이진포토스튜디오 운영

< 개인전>
1999.12. "PACEⅡ" Nikon Salon, 동경. 일본
1999. 6. "SPACE Ⅰ" 경인미술관,서울
1986. 3. "이순심 사진전" 한마당화랑,서울. 현대화랑,대전

나는 약 15년여 동안 강단에서 사진강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개성과, 그들만이 가진 진실, 각자의 내적 언어를 끄집어낼 수 있을까가 항상 과제였다.
나는 작가(作家)와 교수(敎授)는 엄격하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생이란 모름지기 자신의 작업성향을 강요하기보다는 학생 개개인의의 무한한 잠재능력, 각자의 생활경험에서 나오는 진실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케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며 때로는 그들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잠재능력까지도 일깨워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진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징을 이해하고 사진이라는 그릇에 담긴 작업특성을 습득해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사진의 다양한 표현능력을 숙지 할 수 있는 내용들로 주제를 정하여 매주 과제를 내 주었다. 그 과제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도 미처 깨닫지도 못했던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많이 보아왔다. 마치 앙금처럼 가라앉아 있는 자신의 잠재의식을 수면위로 떠올리게 하는 작업인 것이다. 여러분은 여기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내용들을 파악하고 습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사진적 방법론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사진적 시각능력은 리얼리티의 표현 즉 ‘재현(再現)’이라는 단순영역을 뛰어 넘어 그 시대를 표현하고, 언어 밖의 영역과, 관념의 영역에 이르는 방대한 표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보다 효과적인 자아의 주장과 개성적 표현매체로 각광을 받고 있다. 마치 컴퓨터가 현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소인 것과 같이, 사진은 우리 생활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고, 그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이는 아침에 눈을 뜨면 달력의 사진을 비롯하여 각종 기념사진, 광고사진 신문사진…등 주변에 산재해 있는 사진의 홍수 속에 우리가 살고 있고, 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사진의 중요성, 사진의 다양한 기능과 그 표현능력을 인식하고 사진을 그들의 작업에 응용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우선 주제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주제가 정해지고 나면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즉 하나의 사진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컨셉을 정하고 그 컨셉에 걸맞는 소재를 선택하고 어떠한 사진적 표현방법을 통해 어떻게 담아내는가 하는 방식과, 방법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방법, 즉 사진적 방법론에서 모티브를 찾아 그 심층적 접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보다 확고하게 완성시키는 방법으로 나누어진다. 후자가 다소 테크닉을 앞세운 방법이라 할지라도 사진적 형식은 그야말로 방대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개성 있는 영상언어의 시각화는 대상의 본질파악은 물론이고 불가시의 세계마저도 영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사상과 잠재능력, 감성을 사진이라는 매체(도구)를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진만이 가능한, 사진의 고유한 특성 에대한 것들을 습득해야 한다. 우선 사진의 표현방법들을 체험하고, 그것들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표현방법을 체득하여,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작업에 적용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론으로 연결하는가의 모색을 통해 자신만의 영상언어표현인 사진창작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상과 감성을 지니고 있어도, 영상 표현방법의 모색을 등한시하면 사상절대주의에 빠져들고, 또한 아무리 사진적 테크닉이 우수하다 하여도 그 내용이나 사상성이 빈곤하면 방법만능주의에 빠져들 염려가 있다.
훌륭한 내용물은 그에 걸맞는 그릇(형식)에 담아야 완벽한 하나의 창작적 행위로 승화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여기에 소개하는 여러 사진적 관점을 응용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또 다른 자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자아를 탐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번 달부터 “사진표현 - 재미있게, 다양하게, 개성적으로”라는 제목으로 매달 1회씩 연재할 예정이다. 여러 시청각 교재와 현장실습, 이론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얻은 사진의 표현, 즉 영상언어 표현의 모든 것을 쉽고도 일목요연하게 담아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단순한 테크닉만을 내세우는 테크닉 우선주의가 아니라 고유한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고유한 그릇의 역할, 때로는 발상의 전환을 도모할 수 있는 역할마저도 가능한 영역까지 언급해 보고자 한다. 여러분은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들을 매달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동안 어떠한 영상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자아를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그동안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롭게 변화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뜨는 사진시장… 여름화단 점령

여름 화단에 사진작품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림 시장의 활황이 사진작품에 옮겨 붙으면서 서울 인사동 청담동 화랑 20여곳에서 사진전이 마련됐다.

이달 중 시장에 선보인 작품만도 1000여점. 2005년 하반기부터 배병우를 비롯해 구본창 정연두 주병덕 등 인기작가 작품에 매기가 일기 시작해 올해는 전시 작품이 매진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열리고 있거나 열릴 예정인 사진전시회는 '배병우 개인전'(가나아트 갤러리.8월 중)과 '차이나 컨템폴러리 사진&비디오전'(가나아트 갤러리.7월8일까지)을 비롯해 강홍구 등 5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하는 '현대사진 스펙트럼'(트렁크 갤러리.7월22일까지),구본창 등 12명이 유명 연예인의 얼굴 사진 200점을 소개하는 '거울 신화'(아트선재센터.8월15일까지),배병우 작품전(갤러리2.7월7일까지),정연두 개인전(국립현대미술관.7월29일까지)'등이다.


◆뜨는 작가=국내 사진시장은 연 50억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미국 유럽 등의 수입 작품까지 합하면 100억원을 옷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적인 사진작가는 500여명. 이 가운데 배병우를 비롯해 김아타 구본창 정범태 주병덕 홍순태 한정식 육명심 김한용 김영수 최광호 임영균 김대수 강홍구 전인숙 김상길 백승우 정연두 권부문 김상수 등 20~30명의 작품이 활발하게 거래된다.

특히 상업화랑이 프로모션하는 배병우 백승우(가나아트갤러리),권두현 이은진(갤러리 현대),구본창 정연두(국제갤러리),권부문(조연화랑),김상길(PKM갤러리) 등의 작품 가격은 최근 급등하는 추세다.

배씨의 작품전을 마련한 서울 청담동 갤러리2는 일주일 만에 전시 작품 5점이 모두 팔려 1억~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가나아트갤러리는 다음 달 5일 문을 여는 부산점에서 배병우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배씨의 작품은 국내외에서 찾는 사람이 많아 2003년 점당 1000만원대였던 것이 최근에는 크기에 따라 점당 3000만~1억2000만원에 거래된다.

'생불(生佛)' 시리즈를 통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린 김아타씨 역시 미국 유럽 등 해외 컬렉터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최근 점당 6000만~7000만원을 호가한다.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상' 수상기념전을 갖고 있는 정연두씨의 작품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2배 올라 올초부터 점당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공근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사진 작가 김수강씨는 점당 300만~400만원에 내놓은 작품 30여점이 매진됐고,권부문씨의 작품도 지난 5월 한국 국제아트페어 출품작 7점이 점당 1500만~2000만원 선에 모두 팔렸다.


◆전망.문제점=20~40대 영상세대를 중심으로 사진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현대식 건축물에는 그림보다 사진이 더 잘 어울린다는 점도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다만 대부분의 사진작가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제한 채 서양 사진문화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대표는 최근 사진작품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의 활황세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사진시장은 2~3년 안에 200억원 정도로 커지겠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조차도 사진 전문 큐레이터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uyng.com

» 원성원의 <드림 룸(Dream Room)-성원>
현재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사진전은 27개. 6월14일 현재 이달 들어 시작한 전시만 21군데다. 지난해 6월이 22개였으니 이달 말이 되면 일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월간사진>의 집계를 보면 지난 4월과 5월 역시 42, 29개로 지난해 같은달 24, 13개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이처럼 사진 전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놀라운 사진 열풍=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화랑계의 공통 반응이다. 사진이 미술시장에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6년 유학 1세대인 배병우, 구본창 등이 주축이 된 워커힐미술관 전시회를 꼽는다. 10여년 뒤인 1998년 학고재와 성곡미술관에서 사진전이 열리면서 사진은 인사동 화랑가에 진입하게 된다. 3~4년전 60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진인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1000만명에 이른다고 사진가 강재훈씨는 추산한다.

이 무렵 사진전문 화랑과 전시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갤러리 룩스(1999), 김영섭화랑(2003), 르미에르(2005), 갤러리 나우(2006), 공근혜 갤러리(2006), 트렁크 갤러리(2007)가 대표적. 이밖에 스페이스 바바, 갤러리카페 브레송, 갤러리 와, 갤러리 온, 토포하우스 등이 있으며 한미, 동강 등 사진박물관도 생겨났다. 회화를 취급하던 일반 갤러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진전을 열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출품한 배병우, 정연두, 배준성, 이정진 등의 사진 작품은 모두 팔렸다. 작품집이나 포트폴리오를 보고 주문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 구성연의 <화분 시리즈>

어째서 이런 일이=갤러리 나우 이순심 대표는 사진이 현대 건축·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며 현대성을 표현하는 적절한 매체로 떠올랐다는 점을 든다.

현대 주거공간 즉 아파트의 특징인 유리, 스틸, 직선, 하얀벽 등과 사진의 현대적 특성이 맞아떨어지면서 인테리어 소재로 각광받게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예술적 안목을 키웠으며,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30~40대들이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장식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는데 사진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그림 한장 살 돈이면 사진 5~10장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일정부수 이하로 에디션을 제한해 희소가치도 있어 그들의 입맛에 딱이라는 지적이다.




뜨는 작가들 대부분이 서양화에서 화력을 시작한 게 특징.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 또는 기법으로 사진을 택했다. 그 결과는 회화같은 사진. 사진작가들 역시 콜라주, 홀로그램, 렌티큘러(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다층사진) 등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다. 그 결과 역시 회화같은 사진. 나아가 퍼포먼스, 설치, 조각 등과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메이킹 포토)이 많아졌다. 요약하면 1000만 예비군과 사진의 무한한 가능성이 부닥치면서 일으킨 폭발현상.

» 사진전시회

결론은?=잘 나가는 사진작가는 손 꼽을 정도. 공근혜 갤러리 공근혜 대표는 구본창, 배병우, 민병헌, 김수강, 정연두, 배준성, 이정진 등을 블루칩 작가로 들었다. 사진은 가격편차가 무척 심하다. 배병우의 경우 100호가 7천만~1억3천만원에 이르지만 실력과 무관하게 이름이 덜 알려진 작가는 판매 자체가 썩 많지 않은 형편이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회화에서 사진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젊은층에서 시작된 열기가 중년 세대로 옮아가는 증간단계이기 때문인 거으로 공씨는 본다. 공 대표는 고객들의 반응이 1년새 “무슨 사진을 돈 주고 사요?”에서 “사진도 돈 된다면서요?”라고 변하더라고 전했다.

김영섭 대표는 사진전문 평론가나 큐레이터의 부족이 문제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사진을 구매하거나 전시를 할 때 외부의 손을 빌리는 실정이다. 그런 만큼 사진시장을 적절하게 유도할 견인차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트렁크 갤러리 박영숙 대표는 실력있는 사진작가의 작품을 적정한 값에 판매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30대 초반의 작가들을 후원함으로써 수집가와 작가가 모두 ‘윈윈’하는 방식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태양이 살짝 벽을 타고 올라가는 오후 5시의 쌈지길>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
06.9.13 ~ 9.26
ULTRA SENSE
토포하우스, 관훈갤러리, 인사아트센터 B1, 갤러리쌈지(인사동), 갤러리나우,
갤러리룩스, 김영섭사진화랑, 갤러리카페 브레송(충무로), 덕원갤러리, 인사동 거리 일대
홈페이지 : http://www.sipf.net
4시간의 대장정
샤픈을 먹인듯한 쨍한 하늘아래 막걸리의 향기가 인사동을 가득 메운 토요일.
초보 DSLR 유저! 사진의 세계에 빠져보고자 길을 나섰습니다.
사실 이 기회는사진하는 친구가 동호회사람들과 함께갤러리 투어를 제안해서 성사된 프로젝트인데, 맨날 혼자만 전시회장을 돌아다니다 모처럼 여러사람과 어울려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작품들을 관람하니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일단 처음 들른 곳은 <갤러리 나우>.
이른바 사진전문 갤러리입니다. 사진의 예술적 성취도가 나날이 높아가는 요즘 사진 전문 갤러리는 더이상 독특한 취향이 아니죠. 이 곳에선 <영포트폴리오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패기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다소 어설프지만, 그 이름만으로 행복한 작품들이 내걸려있었습니다.
다음 찾은 곳은 관훈갤러리.
참고로 이번 전시회의 부제는 'Ultra sense'. 이른바 '초감각'이란 것인데, 사진이라는 것이 더 이상 사실을 2차원의 평면에 재생해내는 것이 아닌 작가의 의식을 창조해내는 마법의 기술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일상의 단면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초감각'이 아닐런지...
관훈 갤러리에선 <황금빛 새장>연작을 선보인 정소영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화하였다고 했는데, 옷가지만 남아버린, 육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 모양새가 왠지 쓸쓸해보였습니다.

이건 관훈갤러리 한켠에 자리잡은 미술작품들을 파는 아트페어.
출간된 사진집이나 사진작품들을 저렴하게 판다고하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작품이라서 그런지 비싸긴 하더군요. 나의 빈곤한 예술적 열정으론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그 곳.

갤러리 투어동안 내내 옆에서 이런 저런 설명을 도맡아 주신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관장님이십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현대사진을 보는 10가지 방법에 대한 명쾌한 해설도 들을 수 있었죠. 쉽지 않은 기회였는데, 역시 친구를 잘 둬야함은 만고의 진리임을 깨닫는 순간~(관장님 앞쪽에 잔뜩 흐려진 처자가 바로 제 친구입니다.^^)



관훈갤러리였는지 토포하우스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토포하우스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일대가 다 비슷비슷해서 도통 감이 안잡히더군요.^^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작품인데, 조습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재현해서 그 역사성을 환기시키는 작가라고 하는데 이 일련의 연작은 유괴나 고문같은 끔찍한 순간들을 담담하게 표현해내고 있더군요.

관훈갤러리에서 토포하우스로 이동하던 중에 만난 박진호 작가님이십니다. 관훈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몸 너머>를 창조해내신 분인데, 복사기로 자신의 신체를 복사하여 그걸 확대해놓은 사진들이 걸려있습니다. 익숙한 것이 확대되었을 때 느끼는 생경함. 아무것도 아닌 것같은 우리네 일상도 크게 생각하면 참 신기한 것이구나...싶네요.

국제사진페스티벌과는 상관이 없었지만, 우연히 들르게 된 이완교 작가님의 사진전. 운 좋게도 작가분을 직접 뵐 수 있었습니다. 입자가 거친 풍경들을 보고 뭘로 수를 쓴 건가 싶었는데, 자신은 사진에 어떠한 조작도 가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재미있었던 건 서양과 동양의 사진을 보는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하시는데, 'hobby'를 너무 적나라하게 '호비'라고 발음하시는 바람에 속에서 '큭큭'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희들을 예술을 취미로 즐기는 엘리트집단(?)이라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대놓고 웃을 수는 없었네요.

인사아트센터 지하에 있는 외국작가들의 작품이었는데, 특히 중국작가 티엔타이콴씨의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몰락한 홍위병들의 자화상같은 모습이었는데, 상당히 정치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이더군요. 영화던 미술이던 중국 작가들에게 문화대혁명은 지울 수 없는 상채기같은 존재였나봅니다.


관람을 마치고, 간단히 저녁을 해결한 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와인을 따러 갔습니다. 여기는 인사동에 있는 '사과나무'라는 음식점인데, 생각보다 빈약한 와인리스트에 실망했지만, 분위기만은 정말 좋더군요. 우리 이웃님들도 언제 시간이 되시면 한 번 들러보시죠. 술집이라기보다는 이런 저런 요리도 나오는 그런 곳입니다.
문화라는 것, 예술이라는 것이 꼭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한 장에 40여만원이나 하는빈 필도 문화이고 예술이지만, 5,000원정도의 4~5시간. 좀 고되지만, 쉬엄쉬엄 돌면 그리 지루하지 않은갤러리 투어도 문화이고 예술이죠. 가까운 청계천에만 나가도 거리의 악사들이 있고, 대부분의 미술관은 기획전이 아닌 이상 무료이거나2~3천원 수준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주말 홍대에선 1~2만원선에 두어시간을 음악과 함께 보낼 수도 있구요. 꼭 제대로 차려야지만 즐길 수있는 건 아니잖아요? 예술은 허영도 사치도아닌 '호흡'입니다.
'즐기고자 하는 이여, 지금 바로 발걸음을 내딛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