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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가위에는 보름달을 보고 싶다

올 한가위에는 보름달을 보고 싶다

美來村 童長 김만수


성묘 풀 깎으러 갔다 왔냐구요

어른들만 다녀오신데요

애들은 방구석에서 공부나 하래요

잔소리꾼 엄마도 음식 장만하러 가셨어요

나 홀로 컴퓨터 게임에 몰두할 수 있지요.


쟁반같이 둥근 달이 뜬다는 추석날

‘보름달’ 자판을 두드려 봅니다

모니터에 뜬 달은 영 - 볼품이 없네요.


‘정말 그럴까’ 싶어 옥상에 올라갔어요

포르름한 달빛이 ‘해리포터’ 분위기네요

깊고 깊은 밤하늘에 높이 떠오른 보름달은

까마득히 멀고멀기만 하네요

가을바람이 포근히 잠든 별들을

흔들어 깨워 눈을 반짝이게 하네요


올 한가위에는 둥근 달을 쳐다보며

반짝이는 별들을 따 모아 볼 참 이네요

내일 아침엔 시원한 가을바람에

검붉게 익은 알밤 ‘툭’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할아버지 산소에 큰 절을 올리고 싶네요.

(2007년 한가위에)




김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