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단풍, 산에 오르다
1
하얀 보름달이 서산으로 꼴깍
동녘에선 붉은 해가 불끈 솟는 새벽에
2
산중턱까지 단숨에
당차게 신나게 달려 오르네
3
돌바위 길 산바위는 수많은 발길에
밟히고 채이고도 무거운 침묵일 뿐
4
가파른 비탈길에 참나무 한그루
수많은 손길에 속은 골병, 겉은 윤기로 번질
5
스텐 양푼에 받아든 나물 비빔밥
절간 공양 밥이라 군말 없이 맛있다
6
중턱에서 만났던 초등6년 딸애의 당돌한 투정
“산꼭대기까지 가는 거 시간낭비란 말야. 싫어!”
7
산등성이 계곡 아래 고운 단풍 보라고 손짓하는 엄마에게
“어머니, 저 고소공포증 있는 것 모르세요?” 초등1년 아들
8
11월 12월도 단풍구경하는 시월상달 오늘만 같아라 한다
마음만 먹으면 아무리 추워도 언제나 단풍의 계절인 것을.
(美來村 童長 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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