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TV 상영중인데도 몰려… 윤태영 사인회 성황
배급사 “수입 100억원 넘을 듯”… 파생 마케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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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12.05 01:02 / 수정 : 2007.12.05 02:25
- '태왕사신기'의 주인공 배용준.
한국 시청자들이 공짜로 안방에서 보는 드라마를, 일본 대중들은 따로 입장료를 내고 발품팔아가며 극장까지 찾아가 감상하고 있다. 김종학 감독, 배용준 주연의 24부작 대하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관한 얘기다. 4일 오전, 일본 도쿄 신주쿠의 영화관 ‘발트 나인 시네마’. ‘태왕사신기’가 상영 중인 이 곳의 500여 개 객석은 20~60대 일본 여성들로 꽉 차 있었다.
“나의 세오야~.”, 커다란 스크린 속, 백발의 ‘환웅’ 배용준이 사랑하는 여인 이지아의 심장을 화살로 쏘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아~” 하는 나직한 신음이 터져 나온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중년 여성들도 있다. 한국의 드라마를 한 편씩 일본 극장에서 개봉하는 한류(韓流)의 새로운 실험이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이날 2만여 명 일본인들은 1200엔(한화 약 1만원) 입장료를 내고 드라마를 영화관에서 봤다. 24편을 볼 수 있는 전체 예매권은 2만4000엔(한화 약 20만원)인데, 벌써 1500여장 이상 팔려 나갔다. 3일부터 이미 위성TV를 통해 일본에도 방영되고, 지상파 방송인 NHK를 통해서는 내년부터 ‘공짜’로 볼 수 있지만, ‘기다리기 싫다’는 것이다.
취재진과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70분 분량의 1편이 상영되는 동안, 이들은 ‘욘사마’ 배용준의 출연 장면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장대한 스케일의 화면과 컴퓨터 그래픽에 찬사를 보냈다. 드라마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관객들은 쉬지 않고 박수를 쳤다.
광고회사에 다닌다는 마쓰쿠보 고우키(37)씨는 “일본 드라마도 극장에서 상영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런 시도 자체가 놀랍다”며 “충성도 높은 배용준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태왕사신기’ 상영 극장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극장을 찾은 연호개 역의 윤태영 사인회에도 200여 명의 아줌마 팬들이 몰렸다. 윤태영은 “공항에서부터 저를 마중 나와 주신 일본 팬들의 관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 갑옷 입은‘욘사마’의 인기가 뜨겁다. 배용준 주연의 드라마‘태왕사신기’가 4일 일본 신주쿠 ‘발트 나인’등 전역 10개관에서 일제히 개봉해 매진을 기록했다. 극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무대 인사를 하러 온 윤태영의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4일 ‘태왕사신기’는 일본 전역 10개 극장에서 ‘개봉’했으며, 연말까지 30개 극장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태왕사신기’의 공동제작사이자 투자배급사인 SSD 김의준 대표는 “극장 개봉으로 100억원 이상 수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SSD는 ‘태왕사신기’ 관련 상품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메이킹 DVD는 15만여장, 제작현장 스케치 등을 담은 책은 14만여부,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향수는 10만여개가 판매됐다. 이날 취재를 위해 극장을 찾은 일본 주간지 ‘여성자신’의 사와기 게이코 기자는 “그간 한류 팬들이 30대 이상 여성들이었다면, ‘태왕사신기’를 기점으로 10~20대 중에서도 한국 드라마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극장에는 젊은 여성 관객도 많았다. 대학생 이케다 요시미(여·23)씨는 “저는 배용준 팬이 아니라 한국 영화 팬인데, ‘태왕사신기’의 엄청난 컴퓨터 그래픽과 음악에 감동 받았다”고 했다. 30% 이상 시청률을 기록하는 인기 속에 국내 방영된 ‘태왕사신기’는 6일 종방(終放)을 앞두고 있다.
- 극장 개봉을 앞두고 일본을 찾은 윤태영과 그를 하네다 공항에서 반기는 일본 팬들. /최승현 기자
- 태왕사신기 1회를 방영하는 일본 발트 나인 시네마 극장. /최승현 기자
-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극장에서 보기 위해 찾은 일본 관객들. /최승현 기자
- 태왕사신기 일본 극장 개봉에 맞춰 일본 팬을 찾은 윤태영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취재진들이 몰려있다. /최승현 기자
- 태왕사신기 극장 개봉에 맞춰 일본을 찾은 연호개 역의 윤태영이 일본 팬들 앞에서 사인회를 갖고 있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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