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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연출 이종한, 극본 이환경)은 <주몽>에 이어 두 번째로 전파를 탄 고구려 사극이었다. <연개소문>은 고구려의 영웅이었던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 때 북한과 합작 드라마로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의 기대작이었다.
<연개소문>이 시작될 무렵에는 이미 <주몽>이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같은 고구려 사극인 <연개소문>도 성공하리라 예견되었다. 더군다나 사극 베테랑인 유동근이 주인공 연개소문 역을 맡았고, 경쟁작으로 여겨졌던 <대조영>보다도 먼저 전파를 탔기 때문에 흥행은 따 논 당상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연개소문>은 연일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해야 할 고구려 사극이 오히려 중국의 고전 <삼국지연의>를 잇따라 표절했기에 그 비판은 어찌 보면 당연하였다. 거기에 수나라 이야기에 너무 초점이 맞추어지며 ‘수나라 사극’이라는 오명까지 뒤짚어 썼다.
<연개소문>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는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끝내 흥행에는 실패하며 10%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고구려의 전성기를 그린 <태왕사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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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 윤상호, 극본 송지나 박경수)는 다른 고구려 사극들이 정통 사극을 표방한 것과 달리 처음부터 퓨전 사극을 표방하였다. 더욱이 장르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판타지 사극이었다.
이 때문인지 <태왕사신기>는 다른 고구려 사극보다는 좀 더 젊은 층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반면 방영 전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었다.
방영을 번번이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 유래한 ‘사신’을 소재로 내세운 점과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왜구 토벌 과정을 방영하지 않은 점, 그리고 너무 짧은 방영 횟수 때문에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를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는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태왕사신기>는 배용준을 앞세워 연이어 해외 수출에서 성과를 올리며 위기에 빠진 한류 열풍에 다시 불을 지피는데 한 몫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광개토태왕이 이룩한 고구려의 전성기를 그린 점과 ‘대륙 백제’를 언급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일부 시청자들의 말처럼 민족 최고의 영웅 중 한 사람인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제대로 다룬 사극이 다시 한 번쯤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구려의 패망에서 부활까지...<대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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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영>은 <태왕사신기>보다 먼저 시작한 드라마이지만 워낙 긴 방영 기간 탓에 네 작품 중 가장 늦게 끝난 고구려 사극이 되었다. <대조영>은 초반 <연개소문>과 소재와 방영 시간이 겹치면서 다소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중반 이후 안정감을 찾으면서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드라마였다.
극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고구려의 패망이라는 다소 우울한 내용이 전개되어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하였고, 극 후반에는 모진 역경을 딛고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 세력을 묘사하기도 하여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물론 <대조영>도 역사 왜곡 논란에 봉착하기도 하고 너무 질질 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지만, 나머지 고구려 사극들과 비교했을 때 호평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이었다. 그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이것은 타이틀 롤을 맡은 최수종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대조영>은 또한 해외 수출도 성사되어 정통 대하 사극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도 열어주었다. 시청자들로서는 마지막 남는 고구려 사극이 종영되어 아쉽기도 하겠지만 <대조영>은 이렇듯 후에 나올 다른 고구려 사극에 귀감이 될 만한 좋은 작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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