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산>에는 <대장금>에 나왔던 배우들이 16명이나 나온다. | ⓒ MBC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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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에는 유독 <대장금>(연출 이병훈, 극본 김영현)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것은 두 드라마의 연출자가 모두 이병훈 PD이기 때문에 이른바 ‘이병훈 사단’의 멤버들이 대거 함께 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에 <이산> 속 캐릭터의 전생을 <대장금> 시절로 가정하고 그에 대한비교를 해보았다. 그 숫자가 무려 16명에 달하니 <이산>이 <대장금>과 비슷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의녀에서 후궁으로...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룬 배우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산>의 여주인공 성송연을 연기하고 있는 한지민이다. 한지민은 <대장금>에서는 주인공 장금(이영애 분)의 의녀 친구인 신비로 극 후반부에 잠시 등장하였다. 신비와 송연 모두 착한 인물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지만 다소 어수룩했던 신비와 달리 송연은 야무지고 당찬 면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난 신분 상승이다. <대장금>에서 천한 의녀 신분이었던 한지민은 <이산>에서는 훗날 정조(이서진 분)의 후궁인 의빈 성씨가 된다. 한지민이 실제로 조연에서 주연이 된 것처럼 극 중에서도 가장 급격한 신분 상승을 이룬 배우인 것이다. 한지민 말고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룬 배우는 바로 <이산>에서 효의왕후 역을 맡은 박은혜다. 박은혜는 <대장금>에서 장금의 수라간 동무인 연생을 연기하였는데 연생이나 효의왕후 모두 성심이 착한 인물이라는 점은 똑같다. 다만 연생은 중종의 후궁이었던 데 반해 효의왕후는 정조의 정비라는 점에서 후궁에서 중전으로 신분 상승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한지민과 박은혜는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산>에서 정조를 두고 삼각관계에 있다. 그리고 그 사랑싸움에서의 승리자는 송연이가 될 것인데 한지민으로서는 신분 상승에 이어 사랑까지 쟁취하는 겹경사를 맛보게 되었다. 선에서 악으로, 악에서 선으로 <대장금>에서 최고의 악역을 꼽자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최상궁이다. 그 악독한 최상궁을 연기했던 견미리가 <이산>에서는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로 인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과거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또한, <대장금>에서 그런 최상궁과 항상 함께 일을 꾸몄던 최상궁의 오빠, 최판술을 연기한 이희도 역시 현재 <이산>에서는 한때 내관이었던 박달호 역을 맡아 선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대장금> 당시 금영(홍리나 분) 편에서 악행을 도맡아 했던 영로 역의 이잎새와 장금을 시기했던 은비 역의 이승아, 최판술의 부하인 필두를 연기했던 서범식 역시 <이산>에서는 각각 도화서 다모인 초비와 미수, 익위사 관원인 서장보로 출연하여 선한 연기를 선보이는 중이다. 반면에 <대장금>에서 장금의 스승인 장덕으로 선한 이미지로 등장했던 김여진은 <이산>에서는 최고의 악역인 정순왕후 역을 맡아 겉과 속이 다른 섬뜩하고 무서운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선과 악을 이렇게 바꾸어서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배우들의 연기는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끄집어낸 연출자의 연출력과 캐스팅 능력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초지일관 <대장금>과 <이산>의 배우들을 비교하다 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한 성격을 가진 인물들도 있다. <대장금>에서 수라간의 코믹 캐릭터인 민상궁을 연기했던 김소이는 <이산>에서는 혜경궁 홍씨의 상궁인 김상궁 역을 맡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코믹하면서도 푼수 같은 모습은 여전하다. 그리고 <대장금>에서 중신들의 우두머리로 주인공 장금을 괴롭혔던 제조대감 오겸호 역의 조경환은 <이산>에서도 노론 벽파의 우두머리인 이판 최석주 역으로 분하여 비슷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대장금>에서 의원 정운백을 연기했던 맹상훈, 조치복 역을 맡았던 지상렬, 상선 역을 맡았던 신국 등은 <이산>에서도 각각 내관 남사초, 도화서 화공 이천, 도화서 별재 박영민 역으로 변신하여 정조를 돕는 선한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윤막개로 분했던 나성균, 인동 역의 백나영, 그리고 수발상궁 역의 이숙 등은 현재 <이산>에서도 비슷한 캐릭터와 비슷한 지위에서 전생인 <대장금>시절이나 현재나 초지일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나름대로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