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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할까 말까?

염색, 할까 말까?

젊어 보이는 ‘흰머리’ 남자



예전의 그는 “새치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싱긋 웃어넘겼다. 요즘의 그는, “새치야”라고 말하며 눈을 털어내듯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국어사전적 의미로 ‘새치’는 젊은 사람의 검은 머리에 드문드문 섞여서 난 흰 머리카락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남자는 한 남자인데, 느낌은 전혀 다른 두 남자다. 시간이 연출하는 ‘나이’라는 드라마를 비켜갈 장사가 있겠는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얗게 새기 시작하는 머리카락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좀 더 ‘멋진 흰머리’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일뿐.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는 말자.

일단 머리카락에 희끗희끗한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염색을 고민한다. 할까, 말까? 개인적인 의견과 헤어 전문가의 조언을 합쳐 권하기를 ‘말자’ 쪽이다. 얼굴 보톡스까지 같이 할 생각이라면 모르겠지만, 까만 머리카락과 이마의 주름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얼마 전, 중국의 정치인들 사이에서 강하고 젊어 보이기 위해 검정 염색이 유행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돌려 생각하면 검정 염색으로 인위적인 인상을 만든다는 얘기다. 그래도 여러 가지 이유로 꼭 염색을 해야 한다면 혈색과 원래 머리카락의 톤을 감안한 갈색을 이용하자. 부지런히 자라는 흰머리의 공격에도 슬쩍 묻어갈 수 있다는 이점을 챙길 수 있다(검정 염색 머리와 갓 자란 흰머리의 조화는 정말 어색하다). 색조 화장을 하지 않는 남자들로서는 머리카락 색이 밝아지면, 얼굴도 조금 환해 보인다.

할리우드 반백의 스타들을 보면서 캐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짧은 커트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다. 머리카락이 길고 덥수룩할수록 흰머리는 덤불처럼 어수선하고 엉클어져 보인다. 때문에 옆머리는 가볍게, 앞머리는 짧게, 뒷머리는 단정하게 커트를 하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의 헤어 스타일링 팁은, 뻣뻣한 직모일수록 파마를 이용하라는 것. 아주 살짝만 웨이브가 생겨도 부드럽고 로맨틱한 백발 멋쟁이가 될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반백이 멋져 보이는 것도 실은 그들의 타고난 반 곱슬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방법에 최우선 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떨어내는 일이다. 당장 흰머리도 줄어들 테고, 밝고 생기 있는 인상이 절로 만들어질 테니까.

서정민 기자